정연주의 기록 - 동아투위에서 노무현까지
정연주 지음 / 유리창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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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자의 서러움 바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면서 느꼈던 안타까운 한마디다.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때 힘없는 자도 대통령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설렘이 있었다. 하지만 대통력직을 수행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대통령직도 못해먹겠다고 했을까. 아무리 그래도 한나라의 대통령이 되었는데 어려운 국정을 도와주지 못할망정 사사건건 반대를 해대는 한나라당이 얼마나 싫었는지 모른다. 그랬는데 한나라당에서 나온 후보를 찍었으니 우리나라도 참 인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사람이다. 바보 노무현 그가 죽기 전에 불러 일으킨 감흥이 아마도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일반국민들과 눈높이를 마주하며 퇴임후 보여주었던 모습들은 이전의 대통령들에게서 볼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너무도 친근하고 친숙하게 다가갈수 있는 그런 대통령 말이다.

KBS 정연주 전 사장의 기록은 유신시대와 군사독재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공감할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1970년 12월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로 입사후 언론인으로서 40년을 보낸 삶의 기록이다. 거기에는 유신이라는 커다란 산이 있었고 긴급조치 9호라는 무시무시한 족쇄가 있었다. 전두환 군사독재시절 수배를 피해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며 피해다니던 시절이있었다. 그러나 그는 죽거나 병신이 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기득권에 기대며 눈치를 보고 바른말 하는 사람들을 몰아내는 몰상식에 항거하다 쫓겨나기도 했다. 동아투위에서 만들었던 보도되지 않은 민주 인권사건 일지로 인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살이도 한다. 그에게는 가족이 있었다. 사람이 서로 만나 사랑하고 결혼해서 아이낳고 잘살아보자고 했는데 시대의 어려움 앞에 떨치고 일어난 항거로 인해 가족이 겪어야 했던 아픔이 오죽했을까. 저자의 일로 인해 부모님의 마지막 모습도 뵙지 못했던 그런 암울한 시대를 살아왔던 한 사람이 적어가는 기록들 앞에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저자보다 20년이 지난 시절에 태어나 살면서 그시절에 느꼈던 좌절과 아픔을 맛보지 못한 세대이며 그들은 온몸으로 수많은 세월을 견뎠다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짐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음을 배운다.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오르는 것만 남았다. 유학만이 대한민국을 벗어날 수 있는 오직 한길이었던 시절 그는 시대의 아픔과 좌절, 절망과 한숨을 뒤로 하고 유학길에 오른다.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군부독재가 물러가고 대통령 직선제가 시작되었다. 그 이후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나왔다. 한편 한겨레 신문사의 기자가 다시 된 저자는 워싱턴 특파원이 되어서 1990년대 구쏘련이 분리되고 독일이 통일되며 김일성 주석 사망과 북한취재등 대북문제와 관련된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직접 부닥치면 취재하는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KBS 사장으로 보낸 시절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과 이명박 대통령의 눈밖에 나서 사장자리에서 쫓겨난 일등을 소개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지금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재단이사이고 노무현 재단 사료편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다. 보수는 이래서 보수고 진보는 저래서 진보다. 국가 현안 앞에서도 두세력은 한치의 양보도 없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가 나의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중이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적이되어야만 하는가. 왜 서로의 상처를 아우르는 큰 정치를 못하는가.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것은 왜 그리 서툰가. 목소리가 큰쪽이 이기는 이런 세상을 누가 만들었는가. 누가 정권을 잡든 나라 발전을 위해 서로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을 왜 보여주지 못하는가. 그런 다투고 싸우는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며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무슨 할말이 있으며 누가 듣겠는가. 사람은 모순투성이다. 완벽하지 못하고 실수한다. 이기적이고 고집이 세다. 그래서 걱정이다. 보수진영도 나라걱정이고 진보진영도 나라걱정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뭐가 사람다운 사람인지 기준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도나도 옳다고 소리만 지른다고 기준이 정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기현상만이 지배할 뿐이다.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없다. 얼마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가가 지금의 이런 대결구도를 해소하는 열쇠다. 용서하고 사랑하는 세상이 이땅의 전국을 휩쓸어야 가능한걸까. 어렵고 어려운게 정치고 지도자다. 누구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해야하는지 꼭 알아야한다. 국민이 봉은 아니니까. 책은 그렇게 역사를 살았던 저자의 삶과 생각을 담담하게 기록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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