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을 거닐다 - 한 성직자가 숲과 함께한 행복 묵상
배성식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어릴적 동네 뒷산은 내 놀이터였다. 땔감이 부족하면 뒷산으로 가서 땔감을 주어왔다. 생나무를 베는 것은 법으로 못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죽은나무를 주어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혹 틀킬까봐 조심조심 주어 오기도 했다. 아내가 집이 삭막하다며 나무를 여러개 샀다. 초보관리자이지만 정성껏 물을 주고 관리했더니 화분이라는 좁은 공간에 기거하지만 용케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더 넓은 산에서 살지 못하고 좁디좁은 공간에서 나쁜 공기를 호흡하며 사는 나무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원래 논이었던 곳을 흙으로 메우고 건물을 지은 회사 앞에는 농촌이 주는 모습 그대로다. 가끔 고라니가 저쪽 산에서 이쪽 산으로 가기 위해 논을 뛰어가는 장면을 볼때가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약을 주지 않고 키우는 논에는 한가로이 노니는 오리가 있고 백로나 학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잠시 눈길을 뺏긴다. 바쁜 일손을 놓고 한가로이 노니는 새들을 물끄럼이 바라보거나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정처없이 바라볼때는 일도 잊은듯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질수 있는 여유를 갖게 만든다.

삭막한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를 떠나 자연과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자연이 주는 수많은 혜택을 볼수 있는데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행해지는 인공이 가미된 도시의 모습 속에는 삭막함만이 느껴지고 자연의 정다움은 찾아볼수 없는것 같다.

마음숲을 거닐다의 저자 배목사님은 이책의 대부분을 기도원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숲을 거닐면서 느낀 점들을 글로 표현했다. 도시의 하늘은 별보기도 어렵다. 주위의 불빛이 별빛보다 워낙 강해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늘을 올려다 봐도 별을 볼수 없으니 텔레비젼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며 즐거움을 찾지만 늘 허기진 사람처럼 헤메다닐뿐이다. 배목사님의 숲은 일상에 지친 영혼들에게 자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늘을 보도록 이끌어준다. 잠깐의 여유도 부릴수 있다. 날마다 새롭고 매순간이 새롭다는 의미를 알것만 같다. 숲에만 가도 숲이 만들어주는 정겨움에 잠시 발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며 신기한듯 바라보게 만들고 만다.

"눈에 보이는 것은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눈을 감고 보는 것은 두고두고 볼수 있습니다. 마음에 남기 때문입니다. 눈을 감으면 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P.182)

부모를 떠나 가정을 이루고 자식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느끼는 가장의 자리. 어깨를 내리누르는 현실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가야하는 길이지만 그게 가장이 가야하는 길이라 내려놓지 못하고 지고 가는 인생의 길 앞에서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힘을 주고 위로를 주는 것만 같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삶의 무게가 짓누른다 할지라도 나뭇가지를 아래로 내려 눈의 무게를 털어 내면 부러지지 않습니다. 반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며 끝끝내 숙이지 않는다면 소나무처럼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질 것입니다."(P.81)

숲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숲이 만들어주는 조화속에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숲에도 이와같은 조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삭막한 도시의 하늘을 쳐다보지 못한다면 잠시 자연을 벗삼아 숲으로 길을 떠나보는건 어떨까. 우리의 불편한 마음도 편안해지게 말이다. 그런 자연속에서 조화롭게 만들어가시는 분을 만날수 있으면 더욱 좋을것 같다. 배목사님의 글이 공감이 많이 되는 것은 그런 마음숲을 사모하기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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