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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대학 3학년을 막 마치고 나서였다. 별다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대로 졸업해서는 취업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휴학을 했다. 학원에 등록해서 토익공부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막연하게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친한 동기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며 노량진으로 갔다. 우리 과가 취직이 잘 되는 과도 아니었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다들 박봉이고 일도 많다며 말렸다. ‘그럼 난 뭘 하지’ 하고 내심 불안한 내 미래가 걱정되던 차에 '그래, 시험만 붙으면 걱정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도 빨리 시작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사실 자신도 좀 있었다. 그동안 해오던 게 공부니까, 몇 년 열심히 하면 되겠지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노량진으로 입성(!)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잘 살고 있다. 공무원은 되지 않았다. 고시에 몇 차례나 낙방했고, 결국 포기했다. 그리고 새롭게 취업 준비를 해 지금 다니는 직장에 입사했다.
주말에 서점에서 이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만났다. 제목에 끌려서 무심코 집어 들어 읽다가, 정말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그때의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인생에서 우리는 겨우 30cm 정도 위에서 죽을 줄 알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문제의 핵심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포기가 항상 비겁한 것은 아니다. 실낱같이 부여잡은 목표가 너무 벅차거든, 자신 있게 줄을 놓아라. 대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날개를 펼쳐라’ -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중에서
그랬다. 시작할 땐 별 생각이 없었지만, 포기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 ‘고작 이것밖에 안 되나’ 싶어 좌절도 많이 했고, 이걸 포기하면 정말 깊은 바닥으로 떨어져 취직이고 뭐고 내 인생이 실패해버릴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 때 내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그래, 괜찮아. 바닥은 깊지 않아’ 하고 어깨를 다독여주며,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생 멘토’였다. 그 때의 내게 이 책의 저자 김난도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셨더라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 번 뵈었으면 좋겠다. 그런 기회도 있으려나?
이제라도 한 권 옆에 두고 나니, 마음이 든든하다. 인생의 큰 그림부터 소소하지만 핵심적인 부분까지, 대학생뿐 아니라, 사회 초년생인 내가 읽기에도 공감되고 조언을 얻을 만한 부분이 많았다.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며 위로를,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취업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에게도, 재수를 하고 이제 막 수능 원서를 쓰고 있는 사촌 동생에게도 꼭 권해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