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김소월 지음, 천경자 그림, 정재찬 해제 / 문예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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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시집이라 하면 그림이 서운할까,
천경자의 화집이라 하면 혹여 시가 서운할까,
모두 다 놓치지않고 찬찬히 '음미'해야하는 시그림집이다.♡

🌺 먼저 그림이다.
내게는 그랬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도 아닌데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 글을 먼저 보고나면 그림은 눈에 잘 안보이게 되는 성향을 고려했다. 바람 잘 드는 곳에 앉아 그림만 먼저 감상하니 책이 더욱 예뻐보인다.
덕수궁옆 시립미술관에 상설전시된 고인의 그림을 몇번이고 관람했지만, 손 안에서 펼쳐보는 그림은 또 색다르게 다가온다. 천경자님 하면, 자아성찰이 담긴 자화상을 많이들 기억하지만, 밝고 이국적인 그림, 동식물이 등장하는 그림들이 많이 담겨서 좋았다.
그림읽는 초여름의 호사스런 나날들이었다.

🌺 그리고 시.
갈피마다 고이 담겨있는 정한을 퍼올리는 시간.
소월의 시를 만나는 일은,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설워하는' 이를 만나는 일이다. 애절하되 비통해하지않는 '어른스러운' 이를 만나는 일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소월의 시로 씌여진 노랫말 하나쯤은 알고있을 정도로 유명시도 많지만, 내게는 처음 보는 시들도 많아 반갑고 좋았다.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듯 한 편 한편 읊어가다보면, 모두들 "소월, 소월" 하는 이유를 깨닫게되는 시 읽기였다.

🌺 그 어우러짐이 퍽 아름답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설렌다.
한 장 한 장 음미하며 천천히 가고싶은데, 한편으론 뒤에는 뭐가 나오나 궁금해 빨리 읽고싶어진다. 시와 그림을 일일히 매칭하신 편집자의 수고로움에 기대어 그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오롯이 누려본다.
계절이 지나갈때, 붙들고싶은 아쉬운 시간을 떠오를때, 또는 그림 멍이 필요할때도, 때때로 펼쳐보고싶은 마음의 아지트로 삼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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