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되었습니다 - 영화 [희생부활자] 원작 소설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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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 어느 날부터인가 눈빛이 흐릿하고 말이 느린 사람들이 나타난다. 소매치기에게 찔려 죽은 뒤 7년만에 돌아온 주부, 실종된 날의 차림새 그대로 10년 만에 돌아온 아이 등 이들은 모두 억울하게 죽은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이다. 살아생전의 모습 그대로 돌아온 피해자들은 자신을 살해한 가해자를 찾아 직접 죽인 후에 소멸한다. 사람들은 이들을 ‘환세자(RV, Resurrected Victim)’라고 부르고, 설명할 수 없는 이 괴현상에 두려워하는 한편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진다는 점에서 희망을 갖는다. 


하지만 7년 전 소매치기의 칼에 찔려 죽은 어머니 명숙은 다른 RV들과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을 죽인 소매치기가 아닌 자신의 아들을 향해 공격 반응을 보인다. RV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소멸하지 않은 RV를 실험체로 얻으려는 국정원과 CIA는 자신을 죽인 자에게만 반응을 보이는 명숙이 진홍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서진홍을 사건의 진범으로 의심한다. 그들은 서진홍과 최명숙을 구속하고 두 사람에게 각종 심리 검사와 대질 심문을 행한다. 한편 명숙을 찌른 진범이 그 과정에서 잡혀 들어오고, 마침내 세 사람은 한 자리에서 마주한다.


살인범이게 내릴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심판은 무엇일까?


'죄와 벌'에 대한 생각은 평소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때때로 조두순 사건이나 수십 명을 살해한 것이 분명한데 그것에 비해 형량을 비교적 적게 받는다고 생각할 때 울분이 터지고 분노하게 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에게 어떤 댓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최근 들었던 팟캐스트 '크라임'에서 베트남전에서 전쟁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망상에 시달리다 연대장의 어머니를 죽였는데 국가가 그를 보살피지 않아서 이런 일이 야기되었고, 그래서 그에게 내려진 7-10년형이 적절하다는 멘트를 들었다.


우린 무엇을 위하여 '처벌'을 하는 것일까?


과연, 피해자 유족들은 그렇게 생각할까? 최고 형벌의 선, 그것이 무엇일까?


이 책은 그 부분에서 시작한다. 어린아들을 살해당한 박종호박사는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고통스러워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괴로워 할 건 내가 아니잖아. 죄를 지은 장본인이지. 최고의 형벌은 죄인에게 사랑을 깨닫게 하는거야. 피해자를 향한 불타는 사랑 말이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피해자라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피해자의 입장에서 똑같이 겪어내는 것. 완벽한 징벌이자 잔혹판 징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시스템.


그래서 살인범에게 피해자와 유족의 기억을 심어주는 것.

참신한 아이디어이고, 기발한 스토리. 하지만 실제로 가능할까?


정말 피해자의 고통을 이식해주었을 때, 범죄자들은 공감하고 교화될 수 있을까? 그 상실된 죄책감이 모든 상황을 돌이킬 수 있을까?

괴로워 할 건 내가 아니잖아. 죄를 지은 장본인이지. 최고의 형벌은 죄인에게 사랑을 깨닫게 하는거야. 피해자를 향한 불타는 사랑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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