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 나다움을 찾는 확실한 방법
모종린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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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행복하다고 느낄까?​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오래전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졌다. 자신이 태어나는 순간,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는 부모의 삶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예측 불가능한 자신의 미래 때문에 불안해할 필요가 없었고, 자신의 삶에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근대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직업의 종류는 보다 다양해졌지만, 가족들을 부양하고 경제적인 안정을 얻기 위해 무슨 일이든지 기꺼이 해야 했다. 우리 부모 세대만 해도 주 6일 근무를 하면서도 야근과 특근을 마다하지 않았다. 회사에 충성하는 것이 미덕이었고, 바쁘게 일하지 않은 삶은 게으른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대에 이르러 개인이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 전에는 없던 다양한 삶의 방식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개인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스스로 어떠한 '좋은 목표'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처음 회사에 취업했을 때만 해도, 면접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이 매우 획일적이었다. "만약 토요일이나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에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회사는 노동자 개인의 삶보다 회사를 향한 충성을 당연시 여겼다. 눈치껏 야근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 시키지 않은 일도 먼저 나서는 것이 센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십여 년이 지난 지금은 매우 다르다. 개인의 삶과 자신의 직업을 동일시하지 않아야 똑똑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고, 퇴근 후 개인의 휴식과 취미가 업무 집중도에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에는 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 등 서구 라이프스타일의 역사에서 미래 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6개의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고, 그 기원과 의미, 미래를 분석한다. 한국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부르주아' 라이프 스타일에 해당한다. 


​"기존 사회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 기존 질서 위에서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사는 사람도 부르주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대다수 한국인은 평생 모범생, 즉 고전적 부르주아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사회가 인정하는 학교에 다니고, 사회가 인정하는 직장에 들어가, 사회가 인정하는 동네에 집을 장만하고, 가능하면 자녀도 동일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도록 교육한다. 사회가 인정하는 기준과 가치관에 따라 살고 싶어 하고 이를 통해 행복을 느낀다." _p.19


그러나 미래 세대는 물질적인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을 요구한다. 중요한 것은 라이프 스타일의 본질은 나와 물질의 관계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물질이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지가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서구 역사를 살펴보면 탈물질주의 안에 예술가 보헤미안, 문화 저항자 히피, 진보 기업가 보보, 로컬 크리에이터 힙스터, 프리랜서 노마드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모델이 존재함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과거 사회가 강조해 온 신분, 경쟁, 조직력, 노력보다는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세대 격차는 각자 개인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로봇이 단순 노동을 대체하는 미래에서 인간이 할 일은 무엇일까. 많은 미래학자가 예술에서 인간 고유의 일을 찾는다. 인간은 급격히 늘어나는 여가 시간을 예술 소비와 생산으로 충당할 것이다. 보헤미안의 일, 즉 재미있는 일, 의미 있는 일, 아름다운 일이 인간의 일로 남는 것이다." p.67


쉽게 말해서, 돈을 많이 버는 어떠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돕는 일,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자연을 보존하도록 노력하거나 지구적 삶을 위해 삶의 방식을 바꾸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행복하다고 느낄까? 물질을 넘어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발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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