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어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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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민 작가의 청소년 소설.


주인공 본명은 김두현. 별명은 청산가리. 자현기계공고 하이텍기계과 2학년이다.

주인공은 금강복집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산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사는 이유. 아버지는 주식 투자 실패 후 사업을 한다며 몽골로 떠나 몽골에서 만난 여자와 새살림을 차리겠다고 했고, 엄마에게 이혼하자고 했다. 그렇게 엄마는 청산가리를 준비해 생을 마감했고, 아빠는 감옥에 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었다. 두현이 이러한 환경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 때문이었다.

형석으로 인해 중학생 때 두현의 부모님 관련 기사가 친구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 후로 청산가리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두현의 든든한 친구인 준수. 졸업 후 한국전력에 취직해서 동생들에게 금요일 밤마다 치킨을 사주고 싶다는 아이. 사고 싶은 걸 사기 위해 돈을 버는게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돈을 버는 친구이다.

자현고에서 자현기계공고로 전학 온 재경. 재경의 오빠인 재석은 귀금코리아 현장 실습 중 사고를 당한다. 오빠 재석의 일로 귀금코리아의 사장 장귀녀에게 사과를 받기 위해 맞선다.

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 나아가는 준비를 하는 공고생의 모습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 두현은 어두운 과거를 마주할 용기를 얻고 일어서는 모습이 인상적인 청소년 소설이다.

🔖 p.24
준수는 내게 "학교가 동물의 왕국이라면 넌 무슨 동물인 거 같아?" 물었고 나는잠깐 고민하다가 "복어."하고 대답했다. 겉보기에는 온순해 보이지만 입안에 니퍼 같은 이빨이 있고 내장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서였다.

🔖 p.55
내 감정을 이르는 단어들을 찾고 그에 따른 대처 방법을 떠올리려 애쓰곤 했다. 상담 선생님에게 배운 방법이었다. 화가 날 때는 이 분노가 그럴 만한 것인지 의심했고, 슬플 때는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렸다. 원하던 일을 이루지 못해 자존심이 상했을 때는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무작정 미래를 낙관했다.

🔖 p.113
나는 내 삶을 어떤 일로 설명하게 될까.

🔖 p.129
"그러니까 내가 이긴 거야.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건 시간이고, 정말 중요한 건 그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았느냐니까. 잘 살 기회가 훨씬 더 많은 내가 이미 이긴 거지"

🔖 p.185-186
운명이 있다고 믿지는 않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조건은 존재했다. 조건에 매여 살고 싶지 않았다. 조건이 자격은 아닐 것이다. 잘 살아갈 조건, 행복할 조건 같은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잘 살 자격, 행복할 자격 같은 말에는 '뭐라는 거야?'하며 눈을 치뜰 것이다.

🔖 p.186
무엇을 하든 기대하는 것이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일터에서 기분 좋은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두어 명은 있었으면 했다. 억지로 근무 시간을 채우기보다는 내 몫을 확실히 할 수 있으면 했다. 이것이 나의 욕심이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 그리고 하나 더 더하자면 세상을 밝히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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