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도미난스 - 지배하는 인간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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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조종능력을 남용하면 목적의식을 잃게 되고 이것이 자살충동으로 이어진다'[P50]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내려 갈 수 있는 '독심술'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내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호모도미난스》에서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우리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가진 신인류인 '호모도미난스'에 대해 백원단의 류잉춘과 방바재단의 저우환위를 중심축으로 이야기한다. 


  류잉춘은 자신이 벌이려는 실험에 '금강승'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이에 적합한 안시현을 찾아낸다. 류잉춘에게 친딸이나 다름없는 웨이리원은 금강승 실험에 선택받지 못해서 아쉬워한다. 금강승은 충동사가 올 즈음에 자신과 상대방을 한곳에 감금해둬 X-인자를 물려주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 저우환우는 마약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커피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과 함께 존엄사를 위한 활동을 유지한다. 


  구체적인 활동내용과 조직구조는 단원들에게 밝히지 않는 백원단의 단체를 추적하기 위해 슈란과 명준은 손을 잡고, 류잉춘을 쫒으면서 웨이리원과 안시현이라는 인물이 더해지면서 이야기에 힘을 얻는다. 류잉춘을 잇는 웨이리원과 안시현, 저우환우를 잇는 캄팻 로반사이와 후지이 스스미의 살인사건으로 흰원숭이에 대한 설명과 의문점을 쫒아간다. 정신조종능력을 가진 사람을 막기 위한 백원단의 활동이 성공할 것인가?


  시현이 자신의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음주운전 가해자를 만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이게 인간이에요. 후회하고 뉘우치면서 한편으로는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벌을 피하고도 싶어하는 거예요. 그 모든 감정이 저 사람에게는 진심이었던 거예요. 저 사람을 어떻게 볼지는, 당신이 어느 쪽을 보느냐에 달렸어요."[P333]라고 리원이 시현에게 건넨 말이 자신의 삶을 무너뜨린 복수의 대상으로 더이상 보지 않고, 백원단의 지도부에서 벗어날 수 있던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신조종능력'으로 타인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점은 신기하다. 《호모도미난스》의 등장인물들을 만날 때마다 정신조종능력을 버리고 평범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류박사와 시현의 행동이 이해된다. 타인이 아닌 자신을 조종해야 하고, 특별한 능력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삶도 의미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의 행동으로 '복수'처럼 불필요한 영향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책을 덮는다.


 "상대는 그냥 어리석고 딱한 사람일 뿐이에요. 아마 그 사람도 충분히 고통을 받고 있을 거예요. 굳이 당신이 미워하거나 벌을 주려 할 필요도 없어요."[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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