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정우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관에 가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서는 기분을, 전에 없던 감각을 느끼려 그것에 가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P.10]

예술적인 재능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그림을 바라보며, 처음에는 ‘와! 잘 그렸다!’, ‘어떻게 그렸을까?’라는 단순한 물음에 멈췄었다. 다양한 미술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화가의 삶까지 침투하게 만든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할까. <미술관 읽는 시간>은 우리나라 화가 7인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을 소개한다. 김환기, 장욱진, 김창열, 이중섭, 박수근, 나혜석, 이응노까지 차례대로 만나오면, 직접 미술관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 찬다.

전시 교체 일정과 맞물려서 환기미술관 방문을 미뤘었다.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되는 환기미술관이 반가웠다. 김환기는 전라남도 신안 안좌도(구 가좌도)에서 태어났고, 수영으로 섬을 나와 밀항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인물이다. 가업을 잇지 않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열정으로 선택한 결과이다. 서울대 교수직을 내려놓고 프랑스로, 홍익대 교수직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건너가며 새로운 도전을 해냈다. 수많은 점이 연속적으로 찍힌 ‘전면점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진행하는 <박수근:봄을 기다리는 나목>을 평일에 관람해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해서 놀랬었다. 양구에 위치한 박수근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린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미술관 규모가 크단다. 박수근 기념 전시관-산소-박수근 파빌리온-현대 미술관-어린이 미술관 순서대로 관람을 추천한다. 프랑스의 농민 화가 ‘장 프랑수가 밀레’를 존경했던 박수근의 기도가 순수했고, 가난에도 좌절하지 않고 그림을 그렸던 일화를 살펴보면 숙연해진다.

짧은 기간에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화가별로 고유한 색상과 질감, 주제 등을 찾아내는 재미를 발견한다. 그림만 보더라도 화가 이름을 말할 수 있고, 그림 속에서 화가의 삶과 정신을 배워가며 눈물을 흘린다. <미술관 읽는 시간>에서는 7인의 화가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국내 미술관을 소개하며, 미술에 대한 관심을 높여준다. 사실 그림을 ‘돈세탁’의 용도로 생각하고 그림의 본질을 간과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며,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미술관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