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 선물 - 동시 쓰는 엄마가 수집한 꽃보다 예쁜 아이의 말 행복한 육아 즐거운 교육 시리즈
고하연 지음 / 폭스코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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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연 작가님의 책, 아이의 말 선물.

인스타 피드에 쓰시는 글도 시 같은 표현이랄까, 남다른 단어를 선택한 표현들이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이의 예쁜 말들을 9년 동안 기록해서 하나의 책으로 묶었다.

아이의 말만 엮은 것은 아니고 엄마가 되고 나서 느꼈던 감정들, 힘든 육아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 어린이가 된 아이를 엄마의 시선에서 담은 글과 그림들, 여유 있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와 비슷한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고, 거기서 더 깊이 들어간 작가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은 일들이 뭉게뭉게 떠올랐다.

하나는 지금부터라도 5살 된 아이의 선물 같은 말들을 기록해야겠다는 것.

나도 아이가 했던 말 들 중에서 웃고, 감탄하고 감동받았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세 가지는 신랑에게 오늘 아이가 이런 말을 했었다고 카톡으로 남겼기 때문인데, 그동안 아이의 입에서 나온 보물들을 그냥 흘려보냈다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아이 4살 때 단둘이 부산 여행을 갔었다. 송도 해수욕장의 파도 소리를 듣기만 해도, 흩어지는 파도를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그 파도 소리를 노래라고 생각한 아이가 했던 말이 참 예뻤다.

 


파도야~ 뭐 하니?

파도야~ 노래하니?!

우리아이가 4살 때

 

최근에 공원에 갔을 때 시베리아허스키를 보고는 "엄마 늑대가 나타났어요!"라며 뛰어오는 아이를 보며 웃음 터지기도 했었다.

경상도에서는 콩잎을 간장에 조린 반찬이 있다. 대구에 계신 부모님이 보내주셨는데 밥에 싸먹는 나를 보고 아이는 "엄마는 왜 낙엽을 먹어요?"라고 물어서 웃음이 났었다. 콩잎이 아이 눈에는 낙엽처럼 보일 일이었다.

또 뭐가 있더라, 요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아이에게 좀 소홀했나 미안한 마음이 들던 밤, 아이는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엄마가 잘 때도 사랑하고

엄마가 일할 때도 사랑하고

언제나 엄마를 사랑해요
5살 아이가 잠들기 전에

 

이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났다. 그냥 감동받아서...

이런 아이가 한 예쁜 말들을 기록해두었다가 사춘기 때 혹은 힘들 때, 뭐 언제든 아이가 조금 더 커서 자신이 했던 말들을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삐딱해지려는 마음이 들거나 어려움도 천천히 회복할 힘을 얻을 것 같다. 지금은 거의 몇 가지만 기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아이의 예쁜 말을 기록해야겠다.

또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수집해보는 것!

인스타에서 이미 '체크 수집가'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작가 소개와 책을 읽으며 재미나고 관심 있는 한 주제를 수집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재미있는 볼펜을 수집했고, 엽서, 위트, 체크무늬 등등 주제도 다양하다.

그냥 좋다에서 수집하며 그 대상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가는 작업. 나도 꼭 해봐야지 싶었다. 수집하면서만 발견할 수 있는 그 무엇이 너무 기대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오래 나았던 부분.

아이다운 자존감과 여유란 이런 것일까?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동시를 쓰는 나 자신. 내 별명은 내가 원하는 단어로 내가 짓고, 가장 소중한 내가 있어야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다는 마인드.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아 이렇게 밖에 못 그리냐고 구박하고, 나를 잘 챙기지 않는 내가 떠올랐다. 아이다운 자존감을 닮고 싶었다.

그러면서 느껴진 점은 작가가 육아하는 자투리 시간을 핸드폰을 보거나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물론 때에 따라선 그런 것도 의미 있지만) 알뜰살뜰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채우려고 했던 노력들이 자신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것.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고, 시를 읽거나 시를 쓰는 등...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또 여유 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자신을 느끼고 자신만의 언어로 동시를 쓴다.  긍정적인 선순환이다.

나도 육아하면서 틈틈이 느꼈던 감정들을 시의 형태로 기록하기도 했다.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시선, 단어, 재미를 찾고 수집하려고 한 작가와 일시적이었던 나의 큰 차이!

나도 나의 관심과 아이의 선물 같은 말들을 꼭꼭 수집하고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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