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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화냐 개화냐, 조선의 마지막 승부수 ㅣ 푸른숲 역사 퀘스트
이광희.손주현 지음, 박양수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8월
평점 :
어느 시대나 트랜드가 있다.
한때 열린 교육이 붐을 일으켜 학교 담장을 없애고, 교실내 벽을 없애는 웃지 못할 교육 정책이 유행이었나 하면,
각종 TV 채널에서 너도나도 요리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요리사가 최고 인기 직업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불과 몇년전부터는 '역사'가 인기 과목이 되고,
특히 한국의 역사 바르게 알기가 붐을 일으켰다.
수많은 스타강사가 배출되고,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역사 바로 알기에 심혈을 기울였으니 말이다.
사실 내가 학창 시절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 바로 역사와 체육이었다.
체육이야 신체적 능력 때문이라 하더라도 역사는 왜?
왠지 역사가 과거에 집착하는 듯한 '꼰대' 같은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왜 지나간 일에 집착하지? 하면서.
하지만 머리가 좀 커지고 나니,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면서 이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되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와 친일파들의 후손들,
그리고 정치, 외교 분야에서 일반 국민으로서 느끼는 답답한 심정은
'과거의 과오를 교훈으로 얻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현실에서 나온 감정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역사 책과 프로그램을 많이 볼 수 있도록 한다.
과거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는 것은 '바보'들이 하는 행동이니 말이다.
[푸른숲주니어 ▶ 척화냐 개화냐, 조선의 마지막 승부수]는
<푸른숲 역사 퀘스트> 시리즈의 마지막 권으로,
조선 후기 50여년 동안 조선의 운명을 바꾼 사건들을 중심으로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조선에 영향을 미친 세계 곳곳의 역사적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다루고 있다.
왜 하필 처음 조약을 맺은 나라가 일본일까?
불평등하다는 걸 알면서 왜 강화도 조약을 맺었을까?
왜 세계의 흐름을 거스르고, 쇄국정책을 고수했을까? 등
조선 후기 역사를 배우면서 느꼈던 소소한 의문점들에 속시원히 설명해준다.
일반적인 역사책들이 인물이나 큰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설명해준다면,
[푸른숲주니어 ▶ 척화냐 개화냐, 조선의 마지막 승부수]는
앞서 설명한대로 여러 사건들이 어떻게 연관되어있는지 그 실타래를 풀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거쳐 최초의 근대 조약이자 불평등한 조약인 강화도 조약을 맺고,
이것이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의 시작점이 이라는 사실,
일제시대 일어난 의병운동과 계몽운동의 주축과 형태는 달랐지만 결국 목표는 하나.
'자주 독립'이였다는 사실 등은 책은 통해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요즘 '라떼'라는 말을 많이 쓴다.
한때는 40대이상 직장인들을 '꼰대'의 대명사처럼 일컬었지만,
요즘은 '어린 꼰대'라는 말이 유행이다.
꼰대란 나이에 집착하는 무능력자를 일컫기도 하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척화'는 꼰대들의 표상인가?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척화와 개화의 속사정을 알게되면서 왜 그런 주장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요즘도 역사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있는 우리 딸내미들.
오랜만에 꽤 재미있는 역사 줄글책을 발견했다.
중딩 초딩 두 아이 모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