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우 이야기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3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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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실둥실한 배에 푸근한 미소, 항상 넉넉해 보이는 곰돌이 푸우의 인상입니다. 애니메이션의 한두 장면 정도는 지나치면서 본 적은 있지만 사실 저는 '곰돌이 푸우'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길거리에 넘쳐나는 푸우의 캐릭터가 더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곰돌이 푸우 인형을 딸아이와 함께 가지고 놀기도 하고, 스티커를 좋아하는 딸아이 덕분에 푸우와 그 등장인물들의 스티커를 함께 붙이다 보니 비록 애니메이션이나 책을 보지는 않았어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친구인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곰돌이 푸우 이야기>를 만났을 때에는 푸우의 탄생이 책이었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스러웠구요. 그 원작을 만나볼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였어요. 마치 내가 몰랐던 세계의 일부를 잠시 들여다 본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곰돌이 푸우 이야기>는 1926년, 작가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에 의해 탄생된 이야기랍니다. 재미난 사실은 이 이야기가 작가의 외동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을 위한 잠자리 이야기로 시작되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로빈과 그가 가지고 놀던 인형을 이야기에 등장시켜서 10편의 짧은 동화로 만들어졌구요. 1977년 월트 디즈니사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면서 오직 한 아이를 위해 들려준 아버지의 재미난 이야기가 이제는 온 세상의 모든 아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네요. 그래서인지 아빠와 아들이 푸우의 이야기 속에 간간히 등장하고, 두 사람의 대화 가 또 다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재미를 주는것 같았답니다.

 

<곰돌이 푸우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모두 의인화 되어 있었어요. 유일한 인간으로 등장하는 크리스토퍼 로빈, 조금은 모자라는 듯한 말과 행동을 하지만 그 엉뚱함에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곰돌이 푸우, 푸우의 절친인 꼬마 돼지 피글렛, 똑똑한 만큼 얄미운 행동도 일삼는 토끼, 항상 우울함과 불만스러움을 표현하는 당나귀 이요르, 아는 척 하며 나서기를 좋아해서 살짝 밉기도 한 올빼미, 그리고 나중에 이사 온 새로운 친구 캥거와 루까지... 어찌보면 캐릭터마다 뭔가 부족함이 엿보이지만 하나같이 천진난만하고 엉뚱한 행동, 가끔은 아이스럽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에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들 캐릭터를 보면서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똑똑한 사람, 얄미운 사람, 투덜거리는 사람, 아는 척 하는 사람... 결국 우리도 완벽한 인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잠자리에 든 아들에게 들려준 <곰돌이 푸우 이야기>는 아들이 좋은 꿈을 꾸기 바라는 아버지의 따스한 마음도 보이지만, 앞으로 어울려 살아갈 사람들의 모습과 그 사람들을 포옹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재미나게 알려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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