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의 제목만으로 상상했을 때 전혀 이런 내용의 소설인지 몰랐었다. 예전에 읽었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비슷하게 그 순간, 그 당시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보여주고 거기에서 얻는 교훈이 있는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로즈의 아홉가지 인생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했고, 먹먹하기까지 했다. 어느 선택을 하였더라도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만족스런 해피앤딩은 안보였기 때문이다. 하긴.. 인생에 만족스런 해피엔딩이 드물지만...로즈는 박사학위를 받고 부모님께 그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사진관을 찾는다. 거기 사진작가로 일하는 루크와 대화를 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로즈는 결혼 전에 루크에게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여기에 루크도 동의했고 그래서 결혼을 승락하게 된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루크는 생각이 바뀌게 되고 결국 아이 갖는걸 다시 생각해보자고 로즈에게 제안한다. 로즈의 아홉가지 인생은 로즈가 루크와의 사이에게 아이를 갖게 되었을 때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아이를 갖지 않게 되었을 때를 보여준다. 책의 진행 방식이 아홉가지 인생을 들락날락 거리는 방식이라 따라가며 읽는게 나에게는 조금 어려웠다. 한 인생을 다 이야기하고 다른 인생을 이야기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작가와 편집자의 의도는 분명히 있겠지만, 난 어려웠다.)그리고 아이를 낳은 여성의 삶도, 그렇지 않은 여성의 삶도 뭔가 흐믓하고 속시원한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결혼한 여자라면 아이를 낳는다는게 정상이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비정상적이라고 말하는 사회에서(지금은 그래도 의식이 많이 바뀌긴했지만) 우리 부부도 딩크로 지내는게 쉬웠다고만 할 수는 없었다.로즈의 대사 중 공감이이 많이 된 것도 아이를 갖지 않는 기혼여성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우리 부부사이의 의견차이는 없지만 몇 년전 까지만해도 남편이 원하면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틀린 삶을 사는게 아닌 다른 삶을 산다는 걸 인정받는데 10년이 넘게 걸린 것 같다.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이가 없는 삶도 충분히 행복하고 충만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주변인들의 걱정 어린 시선에서 조금은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여자가 애를 안 낳는 게 낳는 것만큼이나 정상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가끔 숨이 안 쉬어져, 나에게 나 아닌 딴사람이 되라는 압력이 얼마나 무지막지한지. 내 말은, 만약 해야 한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건 알아. 루크에게 아이를 안겨줄 수도 있어. 하지만 분명히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고. 내 앞에 놓인 선택지가 그것뿐인 것 같다는 게 싫어. 남편을 붙잡아두기 위해 원하지도 않는 애를 낳거나 아니면 그냥... 이 결혼을 끝장내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니." -121쪽@munhakdongne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