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사의 코로나
임야비 지음 / 고유명사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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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의사의 코로나

저자: 임야비

출판사: 고유명사


가독성 ★★★★★

유익함 ★★★★☆

흥미도 ★★★★★

난이도 ★★☆☆☆(비전공자 기준)



최근 몇 년간 읽은 책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만한 책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다. 인문학자 김경집은 추천사에서 ‘읽는 내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렸다. 그만큼 몰입감이 뛰어나다’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이 느낀 감정을 이 인문학자가 정확하게 짚어냈다. 나 역시 똑같은 생각을 끊임없이 하면서 읽었기 때문이다.


임야비 작가(이름이 워낙 독특해서 필명인지 실명인지 궁금했다)는 의사 출신으로 현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필력도 독특하고 뛰어났다.


저자는 소현정신병원이라 불리는 곳에서 수행한 봉사활동 이야기와 어머니를 대장 천공으로 생긴 복막염, 그리고 온갖 합병증에 시달리며 생을 마감한 어머님을 간호하는 이야기를 왔다갔다 하면서 몰입도 높은 문체로 풀어낸다. 이후 폐섬유화증을 앓는 아버지를 간호하는 이야기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글솜씨로 집필했다.


이 책은 몇 가지 이유로 매우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먼저, 필력이다. ‘의사’를 업으로 삼고 몸 바친 경험과 글쟁이로 살아오며 쌓은 글솜씨가 결합하여 독자에게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둘째는 공무원의 탁상행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부분이다.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공무원들이 내놓는 정책을 보면 기가 찰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고등어를 덜 구워야 한다든지, 코로나 시국에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헬스장 러닝머신 속도를 제한한다는 내용 등)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비록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는 않지만, 코로나 시기의 공무원 어르신들의 탁상행정을 저자는 생생하게 풀어낸다. 전문용어로 ‘사이다’다. 


마지막으로, 코로나의 처참함을 이 책만큼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 있을까 싶다. 의사이자 작가인 사람이 글을 썼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글이 소설인지 수필인지 분간이 잘 안 될 정도로 부모님의 투병, 환자의 투병, 격리된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의사들의 사투, 조현병 환자들의 실상, 의사를 그만두고도 저자의 마음 한편에 남은 정의감, 사명감 때문에 의료 봉사를 놓지 못하는 저자의 감정 등을 너무나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고유명사에서 출간된 책은 거의 처음 읽어본 것 같은데 읽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깊은 여운이 남는다.


간만에 금광을 찾은 기분이다.



* 출판사 고유명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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