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윙 - 나 홀로 사회인가 우리 함께 사회인가
로버트 D. 퍼트넘.셰일린 롬니 가렛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업스윙(Upswing)

저자: 로버트 퍼트넘 / 셰일린 롬니 가렛

출판사: 페이퍼로드


가독성 ★★★★☆

유익함 ★★★★★

흥미도 ★★★★★

난이도 ★★★★☆(비전공자 기준)


과거 페이퍼로드 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서 이 출판사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페이퍼로드 출판사에서 출간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봤는데, 이번에 출간된 <업스윙>을 따라올 책은 단연코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 있게 추천한다.


로버트 퍼트넘 교수(정치/경제/행정학을 전공한 사회과학도라면 퍼트넘 교수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인물임, 철학과 전공자들이 마이클 샌댈을, 경제학 전공자들이 그레고리 맨큐를 모르면 간첩인 것과 비슷한 이치임)가 공공정책학 분야에서 워낙 널리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지만, ‘미국이라는 국가를 역사적으로 구분해 이렇게 광범위하게 분석한 책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에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퍼트넘 교수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로버트 퍼트넘은 미국의 전례 없는 불평등, 정치적 양극화, 인종문제, 젠더 갈등 등에 대한 이야기를 각종 통계와 본인만의 통찰력을 가미해서 풀어내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미국에 대한 이해, 경제학이나 정치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다. 교양서적임을 감안했을 때, 데이터, 도표가 많이 등장하고 데이터 분석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번 읽어 볼까?’와 같은 마인드로 접근하면 이해하기 힘들지만, 마음의 준비를 제대로 하고 정독하면 지적 역량이 향상된다는 게 피부에 와닿을 수 있다.


이 책은 19~21세기까지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서 태동한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세세하게 풀어낸다. 제1장: ‘과거는 하나의 서곡이다’(--->이보다 제목을 더 멋지게 뽑아낼 수 있을까)를 필두로 이후 챕터를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인종, 젠더별로 세세하게 풀어낸다. 내용 자체를 큰 틀에서 보면 아주 새로운 것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일례로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의 이론을 인용해 1970년대 중반 이후 백인 노동자 계층 사이에서 ‘절망의 죽음’(사회경제적 고통과 불평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남)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에서 언급 혹은 인용되는 이론이나 문구 하나하나가 매우 인상적이고 지적 호기심 충족에 큰 도움을 준다.


책을 읽으며 ‘어쩜 이렇게 방대한 영역을 두 명의 공저자의 힘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연신 들었는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에서 도출된 시사점이 대한민국의 정책 방향성에 등대역할을 한다는 데에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경제적 번영을 이뤄냈고, 대공황이라는 경제적 위기를 약 70년 앞선 시점에서 겪고, 2000년대 넘어와서는 젠더 갈등, 저출산, 비혼 문제를 겪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와 대한민국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책 곳곳에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겹치는 부분이 생각보다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감사의 글’만 10페이지 이상 할애되어 있다. 공저자인 셰일린 작가(참고로 공저자인 셰일린 작가는 퍼트넘의 수많은 제자 중 손꼽히는 수제자로 언급되어 있다)에 대한 소개도 자세히 되어 있고, 퍼트넘 교수가 도움을 받은 학자 중에는 이름만 들으면 다 알만한 교수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 이런 걸작이 탄생하기 위해 퍼트넘 교수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술했듯이 지금까지 페이퍼로드 출판사 책을 여럿 읽었는데, <업스윙>은 마치 출판사에서 작정하고 낸 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었고, 내용도 훌륭하다. 



* 페이퍼로드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