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생리학 인간 생리학
앙리 모니에 지음, 김지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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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르주아 생리학

저자: 앙리 모니에

출판사: 페이퍼로드


가독성 ★★★★★

유익함 ★★★★☆

흥미도 ★★★★★

난이도 ★★★☆☆(비전공자 기준)


<페이퍼로드 서포터즈 3기 활동>


책 제목부터 참 신선했다. ‘부르주아’의 뜻은 잘 알고 있었고 ‘생리학’의 사전적 의미는 대략 알고 있었는데 이 두 단어를 합쳐놓은 것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듯, ‘생리학자’라는 명칭은 19세기 초에 주로 의사나 해부학자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되다가 이후 인간의 정신성, 영성까지 포괄하는 연구의 영역이 된다. 실제로 1825년 이후 <미식 생리학>이라는 최초의 ‘생리학’ 시리즈가 출간된 이후, <결혼 생리학>, <의사 생리학>, 법조인 생리학>, <공무원 생리학>, <화가 생리학>, <여행자 생리학> 등 수많은 생리학 시리즈가 출간된다. 그리고 이 책도 바로 그중 하나다. 


이 책은 요즘 말로 ‘스스로를 디스하는 책’이다. 다른 말로 스스로를 까내리고, 폄하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 앙리 모니에 자신이 바로 부르주아라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흥미도는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삽화가이자, 희극작가이자, 풍자화가이자, 연극배우 등의 직업을 가진 앙리 모니에는 요즘 말로 ‘N잡러’였고, 당시 법무부에서 서기관으로 일할 당대 유명한 화가 및 작가(우리에게 잘 알려진 알렉상드르 뒤마, 스탕달, 발자크, 들라크루아 등이 있음)들과 교류를 하며 그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본인 자체가 부르주아였기에 부르주아의 삶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그만큼 신랄하게 풍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르주아 생리학>은 부르주아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깨버린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흥미롭다. 흔히들 부르주아라고 하면 고급문화 생활을 향유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지향하며, 교양 지식을 충분히 쌓았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앙리 모니에에 의하면 부르주아는 그저 허영심에 가득 차 있고, 하물며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부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부르주아의 삶을 어쩜 이렇게 잘 묘사할 수 있을까?

어쩜 이렇게 잘 풍자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연거푸 하며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다.


단순히 앙리 모니에 스스로가 부르주아여서 이런 풍자 에세이를 잘 쓸 수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르주아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했기에 이렇게 훌륭한 풍자 서적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 페이퍼로드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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