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리커버) 을유세계문학전집 여성과 문학 리커버 에디션
샬럿 브론테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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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제인 에어. 최초 1847년 남성 가명으로 출판 되었었던 책은, 여성의 희생/순종등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 굴하지 않고 부당한 대우에 저항하는 여성의 이야기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최초로 개인의 의식을 그려 낸 역사가'라 불렸던 저자 샬럿 브론테의 대표작으로써, 순응하고 감내하는 여성상의 빅토리아 시대에서, 억울함을 참지 못하면서 당당하게 말을 하던 인물 '제인'의 성장을 통해 여성의 삶/교육/일과 사랑/결혼/관습 등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소설. 사랑과 사회적인 지위 앞에 주체적이고도 독립적인, 부당함에 반항하는 여성상을 그려내며 여성들조차도 미처 몰랐었던 문제의식들을 이끌어낸 여성 성장 소설이다.

샬럿 브론테는 6년밖에 소설을 쓰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많은 책과 함께 자유분방했던 사고방식으로 '제인'이란 인물 속에 본인(또는 많은 소녀들의) 마음 속에 숨겨두었었 본능, 갈망등을 표현했다. 통념, 사회적인 관습들에 대항하며 갈등하는 사건 속에서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사색하며 결국 본인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들이 1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들의 마음속을 움직였던 것은 자의/타의들이 뒤엉켜진 삶 속에서 항상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제인'을 꿈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을유문화사의 '여성과 문학'을 테마로 만난 리커버 에디션의 표지는 아티스트 홍지희 작가님이 참여해서 깨진 유리와 한지가 만들어내는 느슨한 반짝임이 각기 다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오래도록 전해오는 은은한 고전의 감동이 유리와 한지로 이루어진 작품의 표지와 어울어져 있고, 700쪽이 넘는 책임에도 누드 사철제본으로 펼쳐보기 더없이도 좋았었던 출판사의 센스까지 돋보이는 '여성과 문학' 리버커 에디션. 여러 출판사마다 다른 문체, 구성들을 이룬 고전문학에서 을유만의 풍부한 해설, 저자의 일생이야기가 덧붙여져 깊이있게 다시 읽으면서 어릴적의 '제인'을 꿈꾼 나를 소환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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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본 후에 다스리는 마음
수아지크 미슐로 지음, 이현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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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4년 목표중엔 잠자리에 들기전에 [10분 명상하기]라는 것이 있다. 한데 각종 자극들과 도파민이 가득하던 일상 속에 10분은 커녕 5분조차 차분하게 깊이 생각하는 일은 사실 만만치가 않다. 사실 명상하는 것은 그 시간을 온전하게 내게 집중하는 시간과도 같으므로 아마 현재 나의 집중력은 5분조차 되지 않는것이 현실인듯 하다.

나와 같은 현대인들에게 다짜고짜 눈을 감고 '10분 명상하기' 보단 어쩜 이 도서와 함께 명상하는 법을 익혀나가는걸 추천한다. 책은 각각 페이지 속 그림들과 이에 따른 글을 읽으면서 명상이란 것을 이미지로 쉽게 접근하게 도와준다. 길고 장황하게 설명하며 손에 잡히지도 않는 명상들을 설명하기보단 한장으로 주는 이미지가 우리에게 깊고 울림있는 명상길로 함께 안내할 수 있을지도. 7년 동안 수행하며 느낌 감정들과 그림들이 어우러져 매일 곁에 두고 한 단락씩 읽어내려가며 새해 다짐들과 함께 하기 좋은 도서. 미술관을 좋아하는 분들 또한 함께 감상하며 마음 다지기를 해보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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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마거릿 렌클 지음, 최정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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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삶과 죽음을 담담하고 무심하게 서술하는 마거릿 렌클의 어조가 자연의 진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자연의 진리들과 함께 이어지는 마거릿 렌클 가족들의 추억 또는 생명과 죽음들을 이야기 하는 동안 대자연 속 인간들도 그 가운데 일부임을 느낄 수가 있다. 작디 작은 새가 살아남기 위해 진화하고, 돌풍같은 재해 속에 원망보단 순리, 지혜들을 배워가는 삶은 저자에게 흘러가는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과 만나 늙고 병이 들며 죽은 마음 속에 다독이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짧은 글들이라 언제 어디서든 펼쳐 그림들과 함께 이어지는 풍경묘사들은 내가 오늘 무심히도 지나쳐온 것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작은 깨달음의 순간들을 고이 묘사했던 이 글들은 잠시 잠깐 쉼이 필요할 때, 시간들을 일시정지 하고 싶은 순간 언제든지 펼쳐보기 좋은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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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세대가 온다
한국일보 창간기획팀 지음 / 현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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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와 2002년, 이 2번을 기점으로 우리는 절반 그리고 또 절반이라는 믿기 힘든 출생율을 맞이한다. 일명 절반세대와 함께 온, 절반쇼크.
이 책은 87년생 김지영의 다음 세대, 02년생 김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며 각종 데이터와 기사들을 모아 현재 직면하고 있는 상황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02년생 김미래는 지금의 20대로 꿈과 희망보단 세금/죽음등에 대해 고민하는 일상들을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 대학들이 소멸 위기 속에 외국 유학생이 늘고 있는 모습, 고령화와 AI시대 속에 다극화된 사회 속은 분열&갈등으로 가득하고, 결혼이란 자격증과 같이 취득해야 하는 문제이며 출산/육아라는 단어들은 결코 할 수 없는, 나와 무관하기만한 단어이다. 외환위기/남아선호사상/사회 속에 만연화된 불평등과/기성세대에만 맞춰있는 제도, 이런 모든것이 오늘날의 절반세대를 낳을 수 밖에 없던 지름길로 우린 달려오고 있었던 것.

출산율을 높이려는 것은 절반 세대에게 현재 문제들을 모두 떠넘기는 회피일 뿐, 절반 쇼크 속에 발생 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다각화된 문제 해결 방안들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정주형의 이민국가 장려, 프랑스의 팍스처럼 정상가족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지원하며, 육아휴직중에 승진하는 국가처럼 육아휴직 관련 정책 사용률을 높여가야 한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 안보부터 이어지는 사회 여러 기능들이 도미노와 같이 무너지는 많은 것을 이제 경험하게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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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진정성 -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36편의 에세이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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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불 하나 가지고도 꺄르르르 거리면서 잘도 논다. 이불, 테이블 밑 이곳 저곳 기어다니면서 나름 '최초의 집' 나의 공간들을 만들면서 따스했던 품을 가진 집을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책 속 이야기가 책의 실마리가 되었었다. 화려하고 유명하며 누구나가 아는 그런 공간들에 대한 해석보다, 내가 거닐면서 소통하던 공간 속의 빛, 기억과 시간들이 어우려서 나만 가진 경험속의 공간들을 되새기게 해주었다.

🔖읽는 내내 나와 교감하던 공간들에 대한 사색, 따스하던 기억들이 나의 삶을 한층 깊고 풍부하게 만들었단 사실들을 깨달았다. 다만 우리들이 화려함과 욕망 속에 부추기는 공간들을 마주하며 잊고 지냈었는지도. 책을 읽고 나니 빗 속 함께 걸어오는 하원길의 냄새 풍경, 분주하던 출근길의 소리 또한 고요하게 앉아 책을 읽으면서 보던 창 밖 풍경들이 모두 하나되어 의미있고 신비로운 풍경으로 다가오게 만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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