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안테나
요시다 류타 지음, 하진수 옮김 / 경향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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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책을 받고 스르륵 넘기며 훑어보았는데, 책의 반 이상이 만화 틀만 있고 그림은 없이 텅텅 비어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파본이 온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독자만의 상상 다이어리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었다. , 놀랐잖아~

 

이 책은 만약에 물건에 감정이 있다면?’, ‘만약에 이 대화가 이렇게 계속된다면?’ 등의 공상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재미와 힐링이 된다. 저자의 상상력에 놀라고 나도 그런 상상력을 갖고 싶어진다.

 

책은 B5용지만한 크기에 만화이고, 절반 이상은 빈 공간이기에 빨리 읽을 수 있다. 나는 가끔 쉽고 빠르게 읽히면서도 가볍지 않은 책을 찾으려 애쓰고, 보유해 놓곤 한다. 이런 책들을 읽고 싶은 때가 있기 때문이다.

 

1.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는 도중에 잠깐의 여유가 생겼을 때, 짧은 시간이지만 바보상자 같은 텔레비전보다는 무언가 진취적인 것(독서)을 하고 싶을 때

2. 내용이 어려운 책이나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는 책과 같이, 읽고 나면 머리가 아프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

나에게 <상상 안테나>는 이런 상황에 적합한 책이다.

 

봉투, 돈 좀 빌려줄래, 엔터키, 진로지도, 밥도둑, 서서 이야기하다가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잘 살펴보면 뒷부분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이틀에 걸쳐서 나눠 읽었는데 둘째 날이 내 마음 상태가 더 평온했기에 나타난 결과인 것 같다. 어떤 책을 읽던 마음밭이 중요하다.

 

이해할 수 없었기에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지은이는 일본인이고, 일본의 의식주 문화가 묻어나는 그림들이 있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문화에서는 웃을 수 없었음이 좀 아쉽다.

그리고 만화의 글을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읽어야 순서가 맞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 차이 때문인 것 같다. 책장 넘기는 스타일도 일본식이었으면 처음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했을텐데, 책장 넘기는 스타일이 한국식이었기에 헷갈렸던 것 같다. 만화책을 읽은 경험이 오래되고, 적은 나로서는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읽다보니 자연스레 적응이 됐다.

 

일본과의 문화 차이만 빼면 큭큭, 씨익, 느긋, 힐링이 연상되는 행복하고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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