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직업에 관한 고찰 1
탁석산 지음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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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라는 책제목은 저자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난 생각한다. 학생시절 우린 얼마나 성적표의 시험성적에 연연해했는지 성적표 점수가 인생의 전부일거라 믿었던 나자신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요즘의 학생들도 점수 일이점 때문에 마음 속에선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한다. 왜냐하면 그들도 성적이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엄청 중요하다고 믿기때문이다. 물론 성적은 중요하다. 성적은 어느정도 학생의 성실성을 평가하는 표준이 되며 성적이 좋아서 나쁠건 없으니까. 그런데 저자는 성적은 짧다라고 한다. 인생을 막대처럼 길게 늘였을때 성적이 우리 인생에 영향력을 미치는 기간은 직업선택이 우리에게 미치는 기간보다 짧기 때문이라 해석된다. 그래서 단순히 영어,수학 성적내기에 급급한 우리 청소년들에게 어른이 된 이후엔 쭉 평생 영향을 미치는 직업에 대해 어른이 되기전에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머리말에서도 저자는 '직업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큽니다...직업 없이 놀거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겉돌면 가족과 친구 모두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역시 직업이 있어 일을 해야 사람구실을 하는 것이지요.'(p.10)라고 밝히고 있다. 성적표 점수에만 신경쓰다가 학교를 졸업하는 사람들은 이후에 직업 선택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된다. 내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업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 많고 어쩌면 직업선택 때문에 평생 방황해야 될지도 모른다. 

    책의 내용을 좀 살펴보자면, 총 3부로 구성되어져 있다. 1부: 직업 선택은 왜 어려울까 에서는 꿈꾸지 못하는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식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봤을때도 아이들이 커서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넌 꿈이 뭐니?" 라는 질문에 "없어요."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니 말이다. 또, 학생들이 직업정보나 경험의 기회 부족으로 적성 파악이 어렵고, 급변하는 시대 미래의 직업 또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업선택은 역시 어렵다는 것이다.

2부: 그냥 놀로 먹으면 안 될까 에서는 그냥 놀고 먹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빈둥대며 시간을 보내는 백수와 도련님은 일의 고달픔을 알지 못하니 휴식의 달콤함도 모르는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고, 일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백수가 그나마 좀 더 희망적이라는 저자의 말에 웃음이 났다. 일을 해야하는 이유로 기본적인 생계유지, 성취와 보람, 자신의 발전 등 보편적인 이유 뿐 만 아니라, '개인의 의미추구'(p.113)를 강조하고 있다.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의미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므로 직업선택시 그 일이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일러준다. 3부:어떻게 하면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에서는 먼저 현실에서 희망과 능력사이, 능력과 성취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받아들이고, 성공하기 위해선 운도 꽤나 필요하단걸 인정해야 맘의 평화가 올 것이라고 솔직히 말해준다. 직업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서 고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사회나 다른 사람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내가 좋은 일이 최고라는 거다. 둘째, 직업에 있어서 '무슨일을 하느냐 보다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p.148)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삶에 있어서 유능하지만 불친절한 변호사보다 친절한 택시 기사가 낫고, 야비한 사장보다 성실하고 따뜻한 경비가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직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존경 받는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말한다.(p.165) 참으로 맞는 말이다. 경쟁사회에서 한자리 뿐이 없는 일등 말고도 일등이 아닌 우리 모두가 행복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내 맘 깊은 한구석퉁이 못된 게으름뱅이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건 솔직히 말해서 '돈이 아주 많다면 놀고 먹어도 되지 않을까?' '돈이 많아서 평생 놀고 먹을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였다. 그런데 책을 읽고나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여겨졌다. 좀 많이. 한 번 택한 직업의 수명이 길지 않은 이 시대를 사는 내게 지금 내 직업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내가 중년이후에 선택할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었다. 아, 정말 성적은 짧지만 직업은 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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