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149
김나은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김나은, 박선혜, 은숲, 김해낭

네 명의 작가가 써 내려간 다섯 편의 청소년 SF 단편 작품집.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내가 말미잘에 쏘인 것처럼 놀라면서도 계속 유나에게 다가갔던 이유를. 나는 유나에게 지구인의 감정을 배운 것이다.

p29,30

내가, 함부로 생각했어. 너는 그냥 너인데, 내가 아는 너로 바꾸려고 했어

p 56

믿어 왔던 친구가 실은 누구보다 부도덕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너의 세계는 어떻게 무너질까.

p 86

---------------------------------------------------------------------------------

네 명의 작가, 다섯 편의 SF 단편소설.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외계인적인 존재였던 지구인에게 감정을 배우며 우정 및 사랑을 느낀 이야기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저승에서 귀환한 사람들의 다름에 대한 불안으로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인식대로 인지해 버리는 듯한 이야기 속 답을 찾아낸 아이들 <나란한 두 그림자>, 엄마의 부재 속 로봇의 돌봄과 자신에게 힘겨운 현실의 밑바닥까지 보여지는 듯한 아직 어린 청소년의 삶이 그저 멈추고 싶었던 <몽유>, 좋아하는 이에게 고백을 시나리오로 짜서 대신하는 고백봇을 이용한 풋풋한 연인들의 이야기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짚어주는 <고백 시나리오>, 어릴 적 짧게 우정을 나눴던 할머니와의 기억으로 깊은 우정의 모습을 담았던 <플루토>.

각 이야기들이 무겁지 않게 그려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과학적 발전과 그 뒷면의 가볍지 않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다섯 편 모두 이야기 속 작은 화두를 던지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실에 청소년들이 한 번쯤 고민해 볼 수 있는 주제들을 담는 듯했다.

그리고 엄마를 돌보는 로봇이 멈추면 엄마도 사라질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그것이 잘못되고 비겁한 생각이라는 것을 느끼고 죄책감에 빠지는 한별의 <몽유>와 편하게 그리고 거절에 대한 부담감 없이 쉽게 할 수 있었던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는 로봇에 대한 <고백 시나리오>는 현재의 모습과 가까운 미래를 떠올리게 했다.

무엇이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른 감정들이 표현됨에 있어 아무 생각 없이 읽게 되는 것이 아닌 간접적이면서도 가깝게 느껴지는 SF 적 이야기가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먼 미래가 아닌 곧 다가올 시간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할 듯싶다..

너무 무겁지 않아서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은 과학 소설이라 좋았던 청소년 SF 소설 작품집.『아가미에 손을 넣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