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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고정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9월
평점 :
모든 게 거지 같았다. 사는 것도 거지 같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역사의 내용도 찌질하기 짝이 없었다.
p 25
고문이든 미움이든 그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언젠가는 끝날 거란 희망도 없어서 더 힘든 게 아닐까. 그 두려움에 우리 아버지들이 무너진 거라고 생각해.
p 63
그냥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서. 그게 친구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그럴 힘도 이제 조금은 생겼고……p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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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꿈도 의욕도 없던 중3 박창식이 과거의 일제 강점기로 점퍼를 하며 겪는 사건 속에 성장하는 타임슬립 소설. 고정욱 작가의 『점퍼』
독립운동가를 배출해 내며 김소월, 백석, 이중섭 등 예술가를 길러낸 실제로 존재하는 오산중학교를 배경으로 쓰여진 『점퍼』는 창식이 그 시대의 예술가들을 만나 자신이 몰랐던 예술의 힘을 알게 되고 현대로 돌아오며 성장된 모습으로 자신의 꿈을 찾는 이야기였다.
김소월의 시와, 백석의 시. 이중섭의 소 그림이 등장하며 미래의 창식이 알고 있는 그들의 미래를 넌지시 던지고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위태함 속에 문화 예술로 단단함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무기력했던 창식으로 하여금 점차 변화하게 만든 것 같다.
현대로 돌아와 자신이 어쩔 수 없는 과거를 맞닥트릴 때 창식의 슬픔이 너무나 크지 않았을까.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음을.
희생된 이들에 대한 역사의 슬픔을.
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그 이야기들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앞으로 나아간 창식의 성장이 찬란하게 빛난 이야기 『점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