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럽게 시작된 인스타그램의 스토리로 인해 삶의 커다란 파도에 휩싸인 아이들의 이야기인 작가 이현의 『라이프 재킷』
엄마가 다른 남매였던 천우와 신조, 부유했던 삶이었지만 아빠의 사업이 망하면서 남매는 각각 친척 집으로 맡겨지고 부모는 잠적을 선택한다.
지극히 현실 남매였던 둘은 점점 마음을 터 넣고 서롤 이해할 수 있게 되지만 서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천우의 선택이, 그리고 마지막 신조의 선택이 먹먹했다.
사고만 아니었다면 정말 지극히 현실의 평범한 아이들의 날들이었을 텐데.
악의 없이 시작된 일이었지만 서로를 탓하기도 하고, 친구의 사고에 무거운 죄책감이, 살아남은 후에 법적 책임의 무서움에 번번이 어긋나버린 아이들.
안타까웠고 섬세하게 묘사되는 아이들의 감정에 현장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두려움과 막막함이 더욱더 마음이 아팠다.
결국은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
바다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굳게 닫으며 거부해 보지만 이 이야기의 끝내는 길을 본 신조, 신조는 이 이야기를 끝내려 행동한다.
구조된 아이들이 사건에 대해 후회 속에 진실을 얘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야기의 후반부가 진행될 것 같았다.
청소년 소설이었고 또 사고를 겪은 아이들의 이야기였기에.
하지만 예상을 깨고 아이들은 죄책감 또는 자신들의 힘겨움에 침묵을 택하고, 각자 무거움을 안은 채 가족과 돌아간다.
돌아간 아이들에게 각자 자신에게 쏟아지는 바다, 파도가 여전히 아이들 마음에 몰아치고 있었다.
바다 이야기여서 일까.
문득 세월호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살아남은 아이들의 무게감이 어떠할지, 책을 읽는 짤막한 감정에도 눈물과 먹먹함이 가득인데 잘 버텨내고 있을런지.
자신의 마음을 바다의 한가운데에 떠돌고 있는 아이는 없을지.
휩쓸리지 않고 삼켜지지 않게 잘 지내길.
마음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