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야의 살인
송보현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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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드로는 발렌티노가 죽고 나서야 이 살인에서 무언가가 빠졌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 한구석이 텅 빈 느낌이었다. 베드로는 생각했다. '발렌티노를 죽인 이유가 뭐지?

(중략)

그러면 나는 왜 살인을 저지른 거지

p 50

베드로에게 있어 이 둘은 다른 직업을 가진 같은 사람들이었다. 하나의 줄기에서 갈라진 두 개의 가지처럼 서로가 서로를 보호할 가치를 터득하며 자라 온 모종의 관계였다.

p 67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뭐 어떻겠나. 걱정은 하지 말게나.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믿고 그게 진실이 될 거니까. 그렇게 되면 자네는 자네가 꿈꾸던 반응을 얻겠지. 지칠지 모르는 열정으로 살인마의 프리퀄을 완성한 기자, 가려운 데를 긁어 주는 거짓된 진실의 화신.

p 117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 어쩌다 이 공간 이 시간을 식별하는 데 시력만이 아니라 상식이란 개념이 필요케 되었을까.

p 155

사형수 율리시가 처형되기 전 날 베드로는 살인을 실행하고, 예기치 않은 사람들의 등장으로 긴장과 혼란스러움에 빠지지만 등장인물들의 각자의 욕망으로 인해 진실은 사라진 이야기.

작가 송보현의 소설 『전야의 살인』

추악한 신부 발렌티노와 시장이 되고자 했던 목적이 뚜렷한 판사, 언니를 질투한 마리, 다시 한번 기자로서의 명성을 찾고 싶었던 한스, 두 번의 살인을 저지른 베드로 그리고 죄인은 아니지만 자신은 신의 계획이라 했던 율리시.

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의 목적 있는 욕망들이 하나씩 드러나며 추악하기 그지없었다.

진실은 필요치 않았고 자신들을 위한 거짓은 당연하게 진실이 되었고 죄없는 이는 자신의 죽음이 당연한 이상한 상황.

초반엔 정의를 위해 신부를 살인하는 듯했으나 그것도 아니었던 베드로 그리고 율리시의 처형 날 돌변하여 죄책감과 동정심마저 사라진 그의 모습이 참 악마스러웠다.

방문했던 이들과 베드로 사이의 긴장감, 그리고 율리시와 얽힘, 각자의 진실들이 드러남이 꽤 집중하며 읽게 했던, 누구 하나 정상적이 않은 『전야의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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