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에 이어 세번째로 읽게 된 박민규의 소설이다. 만약 이 책에 다른 제목을 붙인다면 <겨울나그네>가 어떨까?

스산한 겨울을 배경으로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된 주인공의 사랑을 이야기했던 1986년 개봉작<겨울나그네>와 묘하게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1986년은 소설 속 주인공들이 재회한 시기다.)

그러나 <겨울나그네>의 주인공 민우가 비극적인 운명에 굴복하고, 사랑을 이루지 못한 반면 이 소설의 주인공 는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비극적인 운명에 갇혀있는 그녀를 위해 곁에 머물기를 멈추지 않는다. ‘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젊은 날의 그녀의 시간은 짧았으나, ‘의 시간 속에서 그녀의 시간 속에서, 그리고 요한의 시간 속에서 그들의 사랑은 영원히 지속된다.

소설은 화자에 따라, 결말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소설 속 화자인 , ‘그녀’, ‘요한은 각각 아름다움에 대해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다.

는 박색인 어머니의 희생과 상처로 인해 아름다움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하다. ‘그녀는 타칭 못생긴 여자로 아름다움에서 소외되고 보통사람으로 사는 것조차 거부당한 채 살아간다. 두 주인공의 선배인 요한에게는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만으로 살다가 그 빛이 사라지자 자살한 어머니가 있었다.

책의 줄거리를 한 줄로 표현하면 못생긴 여자를 사랑한 잘생긴 남자 이야기 또는 아름다움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소설속에서 요한은 추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추녀를 부끄러워하고 공격하는 건 대부분 추남들이야. 실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인 거지. 안 그래도 다들 시시하게 보는데 자신이 더욱 시시해진다 생각을 하는 거라구. 실은 그 누구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데 말이야.”

그렇다 실은 자신이 부끄러워서...그래서 그런 시시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사랑은 쉽게 정의할 수 없다.

각자 경험한 세계가 다르므로, 그 누구도 사랑은 ○○이다라고 얘기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누군가의 상처를 보듬는 다는 것, 사랑을 한다는 것, 이별한다는 것,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 아름답다 생각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 삶은 기적이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던 삶도 기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