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주인은 우리!!!

교실은 어린이 구역 ㅣ 문학의 즐거움 75
최은영 지음, 불키드 그림 / 개암나무 / 2025년 4월

교실의 주인은 우리!' 라 믿는 5학년 5반 친구들의
교실 수호 작전.

새 학기가 시작할 때 담임선생님이 나누어 주는
첫번째 가정통신문, 첫 인사글이 이 책의 프롤로그다.
박은희 선생님은 첫 인사 편지에서
5반 구성원 모두와 합의하고 존중하며 서로 잘 어우러져
멋진 빛깔을 내는 아이들이 되기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학부모님의 응원과 지지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하지만 정성을 다해 지도해보겠다는 선생님의 각오는
'정우'라는 문제적 학생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무너지게 된다.

민원'이라는 무차별적인 공격에 무력해지고 있는
학교와, 교권, 교실의 모습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민아, 유리, 대조, 형주, 수영 등 5학년 5반 친구들은
교실의 구성원이 아닌 '정우의 엄마'와 같은 불청객을 몰아내고자 교실은 어린이 구역이라는 팻말을 붙여 교실에 달기도 하고, 우리 선생님을 돌려달라고 목청 높여 외치기도 한다. 그 외침은 교실에서 끝나지 않고, 선생님을 지지하는 학부모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함으로써 담임선생님의 설 자리를 되찾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난다.
박은희 선생님이 곧 돌아오셨는지, 고소하겠다고 덤벼들던 정우엄마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채로 마무리 되지만 마지막 장에 펼쳐진 선생님의 밝은 미소에서 희망찬 결말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이야기와 함께 배우는 토론

초등 연애부터 입시 경쟁까지, 문화를 말해요 ㅣ 이슈 토론 생각을 넓혀라 4
강로사 지음, 신병근 그림 / 개암나무 / 2025년 3월

[이슈 토론 생각을 넓혀요]라는 걸맞게 책 전반이 토론하는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고 찬성,반대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차례를 훑어보면 특히 과학의 발전으로 새롭게 생겨난 최근의 문화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고(비대면 문화, 스마트폰,랜선 친구 등) 채식과 같이 환경과 관련된 시대 흐름에 따른 새로운 문화도 살펴볼 수 있어 좋다.

하나의 주제에 여러 의견이 존재하고, 그 의견이 나오게 된 통계 자료나 개인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음.

상상 속에서는 언제나 함께인 뿌뿌

뿌뿌는 어디에나 있어! ㅣ 달고나 만화방
박윤선 지음 / 사계절 / 2025년 3월

뿌뿌는어디에나있어 는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기상천외한 일들이
뿌뿌가 나타나면 현실이 되어 이루어지는,
여러편의 에피소드로 묶여진 만화책이다.

뿌뿌를 놓고 여행을 가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뿌뿌는 안또낭의 주변에 계속 출몰한다!
공항 직원이었다가, 승무원이었다가, 기장이었다가
나중엔 비행기에 탄 모든 승객이 뿌뿌로 변해있는 게 아닌가.

여행을 가면서도 뿌뿌 걱정이 앞섰던 안또낭의 마음 때문에
안또낭은 뿌뿌를 계속 떠올렸을 것이고,
뿌뿌를 생각하다보니 뿌뿌가 이 곳에 있었다면..하며 상상을 했을 것이다. 그 안또낭의 머릿 속 세계를, 작가는 마치 현실인듯 만화로 그려넣은 것 같았다. 아이들만이 꾸며낼 수 있는 귀여운 상상 아닐까?

만화를 편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흠뻑 빠져읽고는 각자 자신만의 뿌뿌와 상상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을 것 같다.

상상력을 키워주는 정말 웃긴! 동시집

박성우의 동시로 첫 읽기 세트 - 전3권 ㅣ 박성우의 동시로 첫 읽기
박성우 지음, 최미란 그림 / 창비교육 / 2025년 3월

시 라는 개념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노래 부르듯, 퀴즈 맞추듯 상상하며 읽다보면
금새 동시의 재미를 알 수 있는 동시집입니다.

페이지 맨 위에 제목이 있고 아래 커다란 그림과 한 줄에서 최대 3줄 정도의 시가 적혀있습니다. 오른쪽 페이지에서 질문을 던지고 페이지를 넘기면 왼쪽에 답이 나오는 짜임새라 묻고 답하는 시라는 제목이 붙었던 거였어요 ㅎㅎ

질문을 읽고 책장을 넘겨보기 전, 퀴즈 풀듯이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떠올려보며 브레인스토밍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글자를 막 띈 연령대가 읽기에도 좋고, 글자를 몰라도 그림을 보며 읽어주기만해도 웃음이 빵빵 터질 수 있음 주의 :)

가로와 세로가 다시 잘 살아낼 거란 확신

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창비 #좋은어린이책 수상작이라더니, 어른인 나도 눈물 콧물 쏙 빼며 몰입해서 읽은 책.

주인공은 제갈호. 5학년이다.
1학년 때 학교를 며칠 다니다가 이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허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이 찾아온 후 하반신이 마비되어 재활입원 중인 아이.
가족은 삼천포에 살고, 할아버지가 간병을 해주시는 중이다.

그리고 호야에게 찾아온 꿈 같은 아이. 새롬이.
정확한 병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자주 토한다 했고, 오래 뛰지 못했고, 늘 모자를 쓰고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더 큰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봐서 많이 아픈 것 같았다. ㅠㅠ
(감히 병명을 추론해보고 싶지 않다 ㅠㅠ)

무료하고 지루하고, 희망이라는 말 조차 무뎌져버린 호(본명은 제갈호, 가로라고 부른다)에게
병원에 작은 도서관이 생기고, 그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던 중
호는 가장 좋아했던 책 [클로디아의 비밀]에서 작은 강아지 그림을 발견한다.
그리고 가로세로 격자 무늬를 남겨 놓는데(병원의 천장 모양이다) 며칠 후
그 그림에 메모가 남겨진다.

"나 이거 뭔지 알아"


그 메모로 시작된 두 아이의 포스트잇 편지는 몇 달을 이어진다.


시간이 멈춰버린듯 안 간다던 가로는 얼굴을 모르는 아이와 쪽지를 주고 받는게 좋아서
이 애가 누군지 알기 전에는 퇴원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가로와 세로(새롬이의 별명)가 주고 받는 네모난 포스트잇 속에서
두 아이는 빙고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며 나날이 성장한다.

그리고 가로와 세로는 서로를 투명하게 바라본다.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사람 자체를 사랑해주는 마음. 어린이들만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심지어 휠체어를 타고 있으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들어갈 때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며 자짓 울적할 수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까지! 호와 새롬이는 그래서 꼭 다 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사랑이 이 아이들이 앞으로 마주해야 할지도 모르는 현실 속에서 그 순간을 이겨내게 하는 엄청난 힘이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