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부터 이 시리즈를 따라온 독자라면 마지막 권에서 만나는 태리와 초희의 재회도 무척 반가울 것 같다. 1편에서 연습생을 그만두고 떠났던 초희가 다시 태리와 만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났지만, 함께 쌓아온 시간과 진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재회라 따뜻했다.
이번 5편에서 가장 마음이 갔던 인물은 열음이다.
열음이는 힘든 일이 생겨도 다른 사람에게 쉽게 기대지 못하는 아이다. 할머니에게 췌장에 병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그 마음을 혼자 품고, 루미너스에게 중요한 경연을 앞두고 있으니 자신 때문에 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힘들수록 더 연습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내려고 한다.
그런 열음이가 이야기를 따라가며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부터 친구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다. 함께 지내면서 친구들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경계를 늦추고, 혼자 삼키던 마음을 아주 조금씩 내보인다. 그 변화가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좋았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친구들이 열음이의 할머니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장면에서 친구들의 반응이 정말 따뜻했다. 루미너스에게도 너무 중요한 순간인데, 열음이에게 팀을 위해 참으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빠져도 괜찮다고, 네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열음이가 결국 “나도 할머니랑 있고 싶어!”라고 자신의 진짜 마음을 꺼내는 장면이 참 짠했다. 열음이는 처음부터 할머니 곁에 있고 싶었던 것이다. 다만 팀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혼자서도 잘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 마음을 계속 눌러두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장면은 열음이가 갑자기 마음을 연 순간이라기보다, 이야기 내내 조금씩 열어온 마음이 마침내 밖으로 나온 순간처럼 느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혼자서도 잘하는 아이’를 보면 대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열음이를 보면서 혼자 잘 견디는 것만이 강한 모습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다고 말하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누군가에게 기대도 괜찮다고 믿는 것 역시 아이에게 필요한 힘일 테니까.
무엇보다 친구들이 좋았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서로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다 열음이의 마음부터 살펴준다.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니까 네가 참아야 해”가 아니라 “네 마음이 어떤지 말해줘.” 이런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열음이에게는 큰 힘이 되었을 것 같다.
아이돌을 꿈꾸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경쟁과 연습생 생활, 무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마지막 권에서 특히 좋았던 건 결국 아이들의 관계였다. 혼자 버티던 아이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과정.
그리고 오래 기다린 태리와 초희의 재회까지.
마지막 권이라 아쉽지만, 루미너스 아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어린 독자라면 물론이고, 친구 관계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아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