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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 - 제1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81
김양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아스파라거스』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식물 이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장을 펼치고 만난 것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친구 요한의 이야기였다. 요즘에는 아스퍼거라는 말도,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말도 낯설지 않다. 학교에서도 또래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더 눈여겨본 것은 증후군에 대한 설명보다 우리가 사람을 얼마나 쉽게 ‘이상하다’고 규정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현빈은 특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친구 요한을 알아가면서 자신의 아버지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한 직장에 오래 붙어 있지 못하고 변변한 친구 하나 없는 아빠를 그동안 어색하고 답답한 사람으로만 생각했지만, 요한을 이해하면서 아빠의 행동에도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부모 세대에는 자신의 어려움을 알지 못한 채 오해와 소외를 견디며 살아온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요한을 이해하려던 현빈의 시선이 아빠에게까지 향하고, 그 변화가 엄마에게도 이어진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한 아이를 이해하는 일이 한 가족을 이해하는 일로 확장되는 이야기다.
아빠 병진이 아들의 말을 고깝게 여기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며 조금씩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자신에게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랑과 노력으로 관계를 조율해 나가는 모습은 ‘다름을 이해하는 일’이 상대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빈과 동구가 요한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모습에서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최수연, 우영우에게 ‘봄날의 햇살’ 같았던 친구가 떠올랐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해서가 아니라, 때로는 부딪히면서도 필요한 순간 자연스럽게 곁을 내어주는 관계. 학교에서 소외된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에 이들의 행동이 더 크게 다가왔다.
특히 요한처럼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에게는 우리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작은 친절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말을 한 번 더 걸어주고, 함께 있어 주고, 필요한 순간 손을 내미는 것.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행동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나를 받아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이야기가 아주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서 내 삶에서 바로 해볼 일이 있다. 내 주변을 돌아보고, 무심코 지나쳤던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져보고,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혹시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
이해는 거창한 지식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사람을 쉽게 단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한 발짝 다가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건넨 작은 친절 하나가 누군가의 세상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
어차피 세상은 사람으로 바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