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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겨드랑이는 어디에?
문종훈 지음 / 늘보의섬 / 2026년 6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지렁이 겨드랑이는 어디에?』는 문종훈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잠자리 독서 시간에 즉흥으로 지어 들려주던 '겨지렁이 이야기'가 이 책의 시작이었다고 하는데, 아이가 그 이야기에 웃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함께 완성했다는 후일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길을 가던 지렁이가 가랑잎에 스쳐 간지러워 웃자, 이파리가 "지렁이한테 겨드랑이가 어디 있니?"라고 되묻습니다. 당연히 있다고 믿어온 몸의 일부를 의심받은 지렁이는 충격에 빠져 겨드랑이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과연 지렁이는 겨드랑이를 찾았을까요? 그 답은 마지막 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문장의 리듬감입니다. 바삭바삭 가랑잎, 주렁주렁 이파리, 촐랑촐랑 누렁이처럼 지렁이가 만나는 대상마다 고유한 의성어·의태어가 붙는데, '렁', '랑' 소리가 반복되면서 동시를 읽는 듯한 흐름이 생깁니다. 아이와 소리 내어 읽기에 유독 잘 맞는 책이라 낭독용 그림책으로 곁에 두기 좋습니다.
둘째, 그림의 완급 조절입니다. 지렁이가 충격받을 때마다 나오는 익살스러운 표정이 양쪽 페이지를 꽉 채우는데, 이 구성이 이야기 흐름을 잠깐 멈춰 세우며 감정의 정점을 눈으로 확 강조해줍니다. 잔잔한 장면 사이에 끼어드는 클로즈업 컷 덕분에 영화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리듬 전환이 느껴지고, 판형을 이야기 장치로 잘 살린 영리한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의 재미와 그림의 완급이 함께 살아있는 책이라, 저학년 아이와 소리 내어 읽기에도, 유아 그림책으로 꾸준히 곁에 두기에도 좋은 작품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