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미워했던 여름 ㅣ 래빗홀 YA
이로아 지음 / 래빗홀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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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청소년 문학이라고 해서 단순한 성장담을 예상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겪는 갈등과 화해, 익숙한 성장의 서사를 떠올렸던 것 같다. 하지만 『너를 미워했던 여름』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이 작품이 청소년 문학일까?"였다. 주인공만 열아홉 살일 뿐, 그들이 품고 살아가는 감정은 어른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당인 엄마 밑에서 자란 연제는 친구 한겸의 죽음을 둘러싼 운명과 마주하게 되고, 엄마와 한겸, 그리고 자신을 괴롭혔던 원정을 둘러싼 진실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엄마를 향한 원망, 한겸을 향한 애틋함과 미움, 원정을 향한 증오와 연민까지. 이 소설 속 누구도 한 가지 감정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아프게 다가온다.

특히 방학 내내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연제를 보며 나 역시 엄마의 신기가 이어져 신내림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긴장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난 뒤, 연제가 앓았던 것은 신내림이 아니라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의 미움과 원망이 몸으로 드러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장면은 의식을 잃은 연제가 엄마와 다시 만나는 순간이었다. 떠나기 전까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엄마의 말과 이어지는 소박한 대화. 너무나 평범한 엄마와 아들의 모습이었지만, 어쩌면 두 사람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어진 평범한 시간이었다. 무당과 아들이 아닌, 그저 엄마와 아들로서 서로를 바라본 순간. 그래서 그 장면은 어떤 거창한 화해의 말보다 더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상처의 대물림이 아니라 사랑과 용서의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끝까지 연제를 놓지 않았던 것처럼, 연제 역시 한겸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미워했던 원정마저 품어 보려 한다. 사랑은 특별한 능력처럼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형태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마음은 미움보다 더 오래 남아 사람을 살게 한다.

『너를 미워했던 여름』이 청소년 문학이라는 사실은 어느 순간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주인공이 열아홉 살이라는 사실보다, 그들이 품고 살아가는 사랑과 미움, 죄책감과 용서가 너무나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작품은 청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한때 청소년이었던 모든 사람의 마음을 비춘다.

복잡한 감정선이 살아 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현실과 환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 가족을 이해하지 못해 아팠던 기억이 있는 사람, 누군가를 미워하면서도 끝내 놓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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