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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와 살구 - 학교 가는 날 ㅣ 또박또박 첫 읽기
이반디 지음, 심보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26년 4월
평점 :
공개수업 날은 저학년 아이들에게 정말 특별한 날이에요.
학교에서의 내 모습을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며칠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날이죠.
그런데 소미에게는 그 설레는 날이 상처가 될 뻔했어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소미의 교실 뒤엔, 아무도 서 있지 않을 것이었으니까요.
그 자리를 채운 건 강아지 설기와 고양이 살구였어요.
할머니 옷을 빌려 입고 동네를 가로질러, 나쁜 개들의 방해도 물리치고,
시간이 부족하면 구름새를 타고 훨훨 날아 소미의 교실 뒤에 나타나는 두 친구.
읽는 내내 따뜻한 판타지에 푹 빠져들게 되는데요.
맨 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고 나면, 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해요.
소미는 재미난 상상을 잘 하는 아이였거든요.
이 모든 이야기는 어쩌면 소미의 머릿속에서 피어난 것일지도 몰라요.
슬픔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낸 아이의 이야기예요.
작가는 그 힘을 이렇게 표현해요.
'한 번 울고 나서 열 번 재밌게 노는 힘.'
아이들은 어른의 걱정보다 훨씬 씩씩하게 털고 일어나요.
그리고 그 회복의 힘 뒤엔, 소미의 동네 어른들처럼
아이를 알아봐 주는 다정한 사람들이 있었답니다.
내 아이만 보지 않고, 곁의 모든 아이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어른.
이 책은 바로 그런 어른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사랑받고 자란 아이들이 또 다른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워낸다면,
그게 세상을 조금씩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