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문구점 ㅣ 초등 읽기대장
이상걸.곽유진.정명섭 지음, 주성희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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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문방구, 요즘은 거의 사라졌다. 있어도 무인 문방구. 꼭 살 것이 있어야만 들르는 게 아니라 인심 좋은 아주머니랑 시시콜콜 수다 떨다 가던 그 참새방앗간 같은 감성은 이제 찾기 힘들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문방구를 무대로 꽤 묵직한 이야기 세 편을 꺼내놓는다. 제목은 《기묘한 문구점》인데, 읽고 나면 '기묘하다'보다 '심오하다'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첫 번째 이야기 〈깨비 문구사〉는 만우절 날 시작된 작은 거짓말 하나가 어떻게 한 사람을 마녀로 만들어버리는지를 보여준다. 악의조차 없었던 말들이 낙인이 되는 과정이 서늘하다. 마녀사냥은 중세 이야기가 아니라 스마트폰 하나면 지금 당장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두 번째 이야기 〈어디에나 문구점〉은 빙하가 녹고 대부분의 땅이 물에 잠긴 지구,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다.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리지?' 싶었는데 읽다 보면 이게 먼 미래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어서 더 무서웠다. 모든 것이 사라진 세계에서도 희망의 이름은 어린이라는 걸 이 이야기는 조용하고 따뜻하게 말해준다.

세 번째 이야기 〈영혼을 찍는 문방구〉가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섬뜩하게 느껴졌다. 촉법소년이라는 법의 테두리를 방패 삼아 폭행을 일삼고, 불을 지르고, 기물을 부수면서도 죄의식이라곤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소설이라고 읽었는데 뉴스보다 더 뉴스 같았다. 이 소설의 제목처럼, 영혼이 망가진 아이들도 있다. 어리다는 이유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작가는 힘을 주어 말하고 있었다.

세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야 제목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졌다. 기묘한 건 문방구가 아니었다. 가짜 뉴스로 사람을 마녀로 만드는 세상, 기후 위기를 외면한 채 다음 세대에 떠넘기는 세상, 어린 나이를 방패 삼아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상. 그 세상이 기묘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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