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문방구, 요즘은 거의 사라졌다. 있어도 무인 문방구. 꼭 살 것이 있어야만 들르는 게 아니라 인심 좋은 아주머니랑 시시콜콜 수다 떨다 가던 그 참새방앗간 같은 감성은 이제 찾기 힘들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문방구를 무대로 꽤 묵직한 이야기 세 편을 꺼내놓는다. 제목은 《기묘한 문구점》인데, 읽고 나면 '기묘하다'보다 '심오하다'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첫 번째 이야기 〈깨비 문구사〉는 만우절 날 시작된 작은 거짓말 하나가 어떻게 한 사람을 마녀로 만들어버리는지를 보여준다. 악의조차 없었던 말들이 낙인이 되는 과정이 서늘하다. 마녀사냥은 중세 이야기가 아니라 스마트폰 하나면 지금 당장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두 번째 이야기 〈어디에나 문구점〉은 빙하가 녹고 대부분의 땅이 물에 잠긴 지구,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다.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리지?' 싶었는데 읽다 보면 이게 먼 미래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어서 더 무서웠다. 모든 것이 사라진 세계에서도 희망의 이름은 어린이라는 걸 이 이야기는 조용하고 따뜻하게 말해준다.세 번째 이야기 〈영혼을 찍는 문방구〉가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섬뜩하게 느껴졌다. 촉법소년이라는 법의 테두리를 방패 삼아 폭행을 일삼고, 불을 지르고, 기물을 부수면서도 죄의식이라곤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소설이라고 읽었는데 뉴스보다 더 뉴스 같았다. 이 소설의 제목처럼, 영혼이 망가진 아이들도 있다. 어리다는 이유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작가는 힘을 주어 말하고 있었다.세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야 제목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졌다. 기묘한 건 문방구가 아니었다. 가짜 뉴스로 사람을 마녀로 만드는 세상, 기후 위기를 외면한 채 다음 세대에 떠넘기는 세상, 어린 나이를 방패 삼아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상. 그 세상이 기묘한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