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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지 말고 써라 - 왜, 책을 읽으라고는 하면서 쓰라고는 하지 않을까
백작가(이승용) 지음 / 치읓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작가 : 지식을 쌓는 영역과 문학적 영역을 넘어 자신의 가치를 나누는 존재이며, 살아온 인생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존재” - p8
서문에서 저자 백작가는 ‘작가’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나누는 존재’라는 점이다. 단순히 책을 통해서 돈을 벌거나 유명해지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진정한 작가라고 한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나의 인생을 명확히 바라보고, 솔직히 인정하는 ‘용기’다.
독자에게 ‘공감’을 주는 책은 저자가 자신의 잘못과 문제를 솔직히 인정할 때다. 나는 무조건 뛰어나고 잘났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나는 왜 실패를 했고, 어떻게 그 실패를 극복했고, 여전히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명성이 있는 인사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겉으로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책에도 자신의 모습을 가공하거나 아니면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진정한 작가가 되기란 쉽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또한 저자가 강조한 두 번째 항목은 ‘보이지 않는 것’을 봐야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들, 즉 책을 인쇄하고 출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으로 좋은 책, 사랑받는 책 ;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으나 책을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욱 완전한 존재로서 성장시키고, 작가인 당신의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메신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 책임 있게 자기 자신을 이끌어 가는 것”
좋은 책은 오랜 시간을 두고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무리 화려한 경력, 데이터, 내용으로 포장을 하고 있더라도 저자의 진실성이 빠진 책은 그 수명이 길 수 없다.
나도 책을 내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서 책 속의 메시지를 계속 되새기고 있다. 과연 나는 진심을 다해서 쓴 것인가? 아니면 겉으로 포장한 것인가? 다행히 나의 철학과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무엇보다 내가 쓴 대로 나도 최대한 맞추고 행동하고 있다.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고, 독서와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모습에 독자 분들도 같이 공감하고, 나의 가치관에 동참하고 있다. 물론 나도 불완전한 존재이다 보니 유혹에 흔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늘 나의 ‘정체성’을 되새기며 다시 돌아와서 나의 비전을 목표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책을 쓰거나 또는 곧 출간을 앞둔 분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곧잘 한다. 결코 서두르지 말고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왜냐하면 출간을 목표로 서두르고, 목표를 과하게 잡으면, 나의 메시지를 잊거나 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퇴고를 할 때 ‘낭송’을 권유한다. 내가 쓴 글을 ‘낭송’하다보면 어느 구절에서는 얼굴이 달아오를 때도 있다. 그것은 나의 솔직한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써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전작 《하루 1시간 책 쓰기의 힘》에서 ‘꾸준한 책 쓰기’를 강조했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진정한 작가’와 ‘좋은 책’에 대해서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했다. 왜냐하면 책 쓰기에만 몰두하다보면 ‘작가의 자세’, ‘좋은 책’에 대한 개념을 못 잡고, 책을 낸 후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쓴다고 해서 인생이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씩, 서서히 나의 깊은 곳 어딘가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이를 저자도 강조하고 있다. 책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것이다. 책을 쓰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내가 유명인사, 또는 부자가 될 것이라는 환상 말이다.
물론 책을 출간하고 나서 몇 주간은 구름 위에 있는 기분이다. 더군다나 내 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들뜸도 점차 가라앉는다. 오히려 책이 더 유명해지지 못한 것에 대한 초조함을 느낀다. 더불어 실망감도 함께 한다. ‘그렇게 몇 개월, 몇 년을 투자해서 책을 썼는데 결과가 고작 이 정도인가?’ 이러한 실망은 ‘분노’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다가 한 동안 책을 멀리하다가 다음 책을 서둘러 준비하면서 이러한 공허함을 메꾸려고 한다.
나도 이러한 사이클을 경험해봤다.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한 정말 중요한 ‘가치’를 못 느꼈던 것이다. 내 책으로 인해서 삶의 방향이 바뀐 분들도 많고, 용기를 낸 분들도 많은데 말이다. 정작 저자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조차도 글을 쓰는 것이 인생의 ‘중심’과 ‘축’이 되면서 삶이 좀 더 단단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COVID-19으로 시간이 좀 더 늘어나면서, 그 시간들을 글을 쓰는데 더 투자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작가’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을까? 정말 작가로 산다는 것을 축복이라고 느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가 강조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고, 다른 독자들에게도 좋은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GIVING’이고, 그것이 진정으로 좋은 책이다.
저자가 ‘읽기’보다 ‘쓰기’를 강조한 이유다. 독서는 나에게 행동의 방향과 변화를 이끌지만 거기에서만 끝나면 안 된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독서를 넘어서 글쓰기가 후행되어야 한다. 서평을 써도 글에 대한 평가에 집중하기 보다는 나의 경험과 생각이 투명되어야 한다.
저자는 책 쓰기 위한 기본 과정과 프로세스, 마케팅에 대해서도 강조하지만, 무엇보다 줄곧 ‘진실성’을 강조했다. 그만큼 ‘글’앞에서 나의 참모습을 드러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나의 ‘중심’을 갖고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글을 쓰는 것이다.
나도 저자와의 인연으로 책 쓰기 코칭을 받았고, 지난 3년간 하루 한 시간 책 쓰기 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저자가 강조한 ‘작가의 독서법’을 통해서 책을 읽고 서평도 쓰고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대로 ‘흡수’하고 ‘분석’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책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쓰는 행위는 나의 인생을 서서히 바꾸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고 무기다. 단, 책을 쓰는 목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유명해지거나 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글에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화려한 화장을 한 책은 독자들도 알아차리고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나는 오늘도 내 안에 숨겨진 ‘보석’을 찾기 위해서 하루 한 시간 책 쓰기를 실행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나에게는 일종의 ‘수행’이다. 부디 많은 분들이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에 숨겨진 가치를 발견했으면 한다. 이 책이 그 길로 안내하는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에게 큰 울림을 준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내 인생의 경험들 속에 숨겨져 있던 가치를 발견하고, 제대로 전달하여 나눌 수 있는 책을 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