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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119 - 초등·중학교 사용설명서
서현경.조은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앞서《중고등 자녀교육 골든타임을 잡아라》라는 책에서 사춘기 아이의 교육, 그리고 과목별 학습과 교육 제도, 입시제도 등을 접했다. 이 책이 주로 입시에 초점을 맞춘 책이었다면,《학부모 119》는 주로 초등, 중학교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해서 쓰인 책이다. 어떻게 보면 먼저 읽어야 할 기초적인 교육 안내서다. 물론 이 책에서도 집안에서 자녀에 대한 인성 교육을 다루고 있다.
두 책의 공통점은 역시 ‘독서’의 중요성과 ‘인성 교육’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사실 자녀 교육의 가장 핵심으로서 ‘독서’ 그리고 ‘부모의 사랑과 태도’를 제일 꼽는다. 거의 모든 저자들이 이에 대해서 동의하고 강조한다. 그만큼 중요하고,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책《학부모 119》은 자녀 교육에 도움이 필요한 학부모를 위해서 쓰였다. 꼭 순서대로 읽지 않더라도 괜찮다. 문득 책을 펼치다가 하나의 문구에 눈이 쏠렸다.
“아빠들은 엄마에게 혼나고 있는 아이들을 안쓰러워한다. 그래서 아내의 잔소리나 훈육을 나무라고 아이 편을 들곤 한다. (중략) 아빠가 중간에 끼어들면 엄마는 항상 악역만 맡는 꼴이 된다.” - p41
사실 주변에 내 또래나 선, 후배들을 보면 대부분 아이들 교육은 엄마에게 맡기기 일쑤다. 나도 마찬가지다.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으로 아이들 편을 종종 들었다. 그런데 전문가들이 권하는 바와 같이 그것은 아이나 부부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아이들은 아빠를 방패막 삼아서 엄마에게 반항을 하고, 엄마는 남편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 훈육을 할 때는 일단 조용히 있다가 아이와 따로 대화를 가지라고 충고한다. 이 때 ‘공감’의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세상에 완벽한 아이도 없고, 완벽한 부모도 없다. 서로 공부하면서 성장해 나가야 한다.
“어린 자녀들은 말보다는 몸으로 하는 놀이에 민감하며, 그러한 놀이가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아빠의 다정한 중저음의 목소리는 안정감을 주며, 성장기에 아빠와의 놀이는 사회성과 자신감을 준다” - p54
특히 그 동안 엄마가 주로 참여했던 교육은 이제 아빠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역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과연 나는 아이에게 얼마나 다정하게 말했는가? 무뚝뚝하게 대하다가 괜히 화를 낸 것이 아니었던가? 무엇보다 아이에게 주는 ‘안정감’이라는 말이 나의 가슴에 와 닿는다. 아빠의 역할이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인성 역량, 체험 역량, 독서 역량, 학업 역량, 글쓰기 역량, 진로, 진학 역량으로 총 6가지 역량을 다룬다. 일종의 ‘119’ 매뉴얼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궁금하거나 필요한 부분을 들쳐보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도움이 된 것은 앞서 언급한 ‘인성 역량’이었고, 또한 ‘독서와 글쓰기 역량’이었다. 사실 요새 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려운 점은 ‘문해력’ 때문이다. 문해력은 단순히 문장의 겉 표면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문맥을 통해서 깊은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을 제대로 잘 해석하려면 평소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이에 대해서 나의 생각과 의견을 적고, 토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그러면서 평소 책을 읽고, 부모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감상문도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다양한 독서법과 독서 모임도 소개한다. 독서법 중에서는 ‘숙독’이 제일 좋은 독서법이라고 추천한다. 즉, 숙독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안 읽어도 되지만, 여러 가지 사항들과 관련지어 읽는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책을 읽다가 A라는 주제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면 이를 다룬 다른 책들도 읽으면서 나만의 논리를 만드는 것이다.
“숙독의 목적은 깊게 생각하며 읽는 것, 근거를 도출해낸 논리들이 인식 속에서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읽는 것이다.” - p129
학업 역량 편에서도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학습피라미드 중에서 수동적 학습방법(수업 듣기, 읽기, 듣고 보기, 시연하기)보다 참여적 학습방법(집단토의, 연습, 서로 가르치기)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타인을 가르치는 것은 무엇보다 좋은 학습방법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확실하게 개념을 잡고 있지 않다면,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르치면서 스스로 오류를 찾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자녀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결국 자녀 교육은 ‘사랑’에 기반 해야 한다. 물론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가 중요하다. 마음속으로는 아끼고, 사랑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질책과 무뚝뚝함, 무관심으로 대응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성장할까?
저자가 서문에 밝힌 바와 같이 자녀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더불어 ‘믿음’과 ‘존중’을 갖고, 다음과 같이 ‘만트라’ 주문을 외워야 한다.
“우리 아이는 잘 할 거야.”
이러한 믿음과 존중을 바탕으로 자녀 교육을 한다면, 많은 고민과 걱정이 사라질 것이다. 자녀 또한 최후의 보루로서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가 있다면, 어렵거나 힘들 때 좀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많은 초보 부모(즉, 아이 교육에 대해서 잘 모르는)가 참고할 만한 책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아버지로서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