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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당신의 문해력 (워크북 포함 한정판)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ㅣ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많은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영상 미디어에 익숙하고 SNS나 메신저를 통해 짧은 문장 위주로 소통을 하는 데서 원인을 찾는다. 직원들의 문해력 부족으로 업무 손실이 커지자 기업에서는 대학의 국어교육과에 직원들의 교육을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다.” - p29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낮다. 성인의 문맹률은 1.7%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해력’은 문제가 된다. 문해력은 말 그대로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단어의 뜻뿐만 아니라 문장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의미도 이해해야한다. 문장을 제대로 이해해야 사람들 간에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젊은 세대는 짧은 문장에 익숙하다. 카톡 등과 같은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문장을 길게 쓸 수 없다. 인스타도 마찬가지다. 인스타에 글도 길지 않고, 짧은 메시지 위주다. 책도 그렇다. 에세이의 문장은 줄어들고 책도 얇아진다.
또한 유튜브와 같은 영상에 익숙해지다 보니, 말이나 글보다는 영상의 이미지를 먼저 받아들인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사람들은 대화를 나눌 기회마저 줄어들었다.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뿐이다.
학생들의 문장 해독력이 떨어지면 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의 문제를 풀 때도 이해할 수 없다. 직장도 문제다. 직원이 이메일이나 보고서 내용을 잘 이해 못하거나 또는 본인이 보고를 할 때도 제대로 표현을 못 한다면 회사에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2017년 미국의 기업인 조시 버노프는 직원들의 잘못된 글쓰기로 인해 매년 4,000억 달러에 가까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할 정도다. 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디트로이트 시와 캘리포니아 주의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대된 읽기, 쓰기 교육을 못 받았다고 소송을 걸었다. 이러한 문해력에 대한 문제는 국내뿐만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문해력의 차이는 학생들의 학습속도, 직장인의 업무 이해속도뿐만 아니라 소득 수준, 수명에도 영향을 준다.
“문해력 수준이 낮은 지역의 사람들이 대개 소득이 더 낮고 건강에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는데, 문해력이 낮은 지역에서 사는 소년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 사는 소년의 기대수명은 각각 64세와 90.1세로 26년의 차이가 났다.” - p30
아무래도 문해력이 좋아야 업무의 이해도가 높고, 일을 잘 처리해서 인정받고, 소득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각종 계약, 보험, 제도 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서의 각종 조항을 꼼꼼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필요한 혜택을 놓칠 수 있고, 자칫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은 전전두엽의 활성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전두엽은 대뇌피질 중 전두엽의 앞부분이다. 이 부분이 추론, 결정, 계획, 집행, 통제를 담당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영역이다. 만약 전전두엽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으면,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논리적인 사고방식과 인지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인지 능력은 우리 삶에 아주 중요하다. 어떠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해야 적절한 판단과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사실 우리의 일상에는 결정을 내려야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이성적인 결정이 아니고, 즉흥적인 결정이 많을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숙고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내일 교외에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어느 장소로 가야할지 정해야 한다. 교통수단, 맛집, 관광명소도 검색하고 판단해야 한다. 물론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경우는 그렇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은 글을 읽을 때 매우 활성화된다.” - p34
그렇다면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읽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활자를 많이 접해야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읽는 능력은 좋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인간이 구두로 이야기하는 역사는 길지만, 문자를 읽는 역사는 5,00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말이 흥미롭다. 그만큼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읽는 기능에 최적화되어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을 해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 소리를 내어 읽어주는 것이 전 세계적인 열풍이다. 독일에서는 ‘소리 내어 읽어주기’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여기고 있다. 실제로 EBS에서 12주간 소리 내어 읽어주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아이들의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이뿐만 아니라 청소년, 심지어 대학생도 문해력에 문제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어휘력’ 부족이다. 유행어는 잘 알지만 표준어를 잘 이해 못 한다. 대학생들의 글쓰기 평가를 한 결과 36%만이 대학생 수준이고, 53%는 중, 고등학생, 11%는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그만큼 대학생들도 어휘력 빈곤 현상에 빠진 것이다. 책을 읽지 않고, 유튜브 등의 영상에서 비표준어를 접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반면 수업 시간에 어휘를 미리 가르쳐주고 진행하면 훨씬 더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올라간다고 한다.
“교과서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어휘를 정확하게 짚어주면서 수업을 하니 아이들의 눈빛과 반응부터 달랐다. 수업 내용을 알아들으니까 흥미도 생기고 몰입도도 높아진 것이다.” - p207
가장 중요한 것은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재미없고 딱딱한 권장도서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흥미를 갖는 책을 고르게 한다. 독후감도 강요하기보다는 눈높이를 낮춰서 조금씩 생각을 남기도록 하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해력 테스트 11문제를 풀어봤다. 제한시간은 15분이다. 1문제 정도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5문제가 틀렸다. 반타작을 한 셈이다. 문장에 숨겨진 의미를 놓친 것이 원인이다. 평소 독서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풍부한 사례, 그리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이 책을 읽고, ‘문해력의 중요성’을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문해력은 단순히 학창 시절의 성적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평생 운명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득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초등학생 여학생이 생각났다. 2~3학년으로 보이는 여학생은 엘리베이터에서 볼 때마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카톡을 보내고 있었다. 그 아이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이 아이의 어휘력 수준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끈기 있게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물론 그 전에 우리 아이들 걱정부터 해야겠지만 말이다.
- 한 줄 요약 : 낮은 문해력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고, 이는 국가 경쟁력과 연관있다.
- 생각과 실행 : 사고력의 발달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독서가 필요하다. 자신만의 독서 습관을 키워서 독서를 즐기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전시켰으면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