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들 - 인생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경주한 삶에 대하여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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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가 위대하다? 먼저 책의 제목에 이끌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승자의 법칙에 익숙하다. 어떻게든 성공하고 승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러한 사고방식에 의문을 던진다. 


 테미스토클레스, 악비부터 트로츠키, 리지웨이까지, 저자는 위대한 패배자 8인을 다룬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소위 말하는 ‘승리’가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패배’에도 ‘아름다운 패배’가 있는 법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자 배구가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4강에든 것을 기적이라고 했다. 그것은 열세인 전력을 극복하고, 수많은 강호들을 물리친 그들의 정신력 때문이다. 


 이 책의 첫 사례로 등장하는 테키스토클레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압도적인 페르시아의 군대에 맞서서 조국 아테네를 지켰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지금 서양사는 큰 폭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역사가의 증언도 있다. 세계적인 전쟁사 전문가 빅토르 핸슨은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였다.


 “구원자 같은 테미스토클레스 장군이 없었더라면 세계는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바와 아주 다른 모습을 띠고 있을지도 모른다.” - p16


 그만큼 그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우리가 잘 아는 영화《300》도 실화에 기반한다. 스파르타의 최정예병들이 골짜기 골목을 지켜서, 뛰어난 무예로 페르시아 군대를 무찔렀다. 페르시아 군은 무려 20만 명이었고, 아테네, 스파르타 등의 연합군은 고작 1만 명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무려 2만 명의 보병을 물리쳤다. 


 그래도 실력차는 여전했다.


 테키스토클레스는 뛰어난 장수이면서, 전략가였다. 그는 페르시아 군과 1차 전쟁에서 승리 후, 2차 전쟁을 예상했다. 당시 많은 이들이 전쟁 반대론자였고, 페르시아와 평화 협상을 원했지만, 그는 반대했다. 자유를 위해서 투쟁했고, 이를 위해서 정권을 장악했다. 우선 해군력 강화를 위해서, 정적들을 해외로 추방하고 당시 열세에 있던 해군을 최고의 수준까지 올렸다.

 그의 예상대로 페르시아는 다시 공격을 재개했고, 그는 해상을 굳건히 지켰다. 그 유명한 살라미스 해전이 바로 그것이다. 페르시아의 해군은 1,207척, 그리스는 고작 380척이었다.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물론 육군에서의 열세보다는 조금 나은 정도였다. 하지만 이들은 전력의 열세를 딛고, 지형을 활용한 뛰어난 전술로 페르시아 군을 무찌른다. 


 “아마도 8만 명 이상의 페르시아 제국 수병들이 죽거나, 다치거나, 행방불명되었거나, 또는 뿔뿔이 흩어졌을 것이다.” - p71


 저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손자병법》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정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실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를 이룬 것은 정보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적국의 움직임, 리더의 성향 등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순산 장군의 “필사즉생, 필즉생사”의 정신이 가장 큰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렇게 승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테미스토클레스는 정적에 의해서 나라 밖으로 내몰리고 나중에 페르시아에게 항복한다. 아쉽게도 적국의 땅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스를 구한 영웅치고는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테미스토클레스의 아버지 네오클레스는 어린 아들에게 물가에 있는 옛날 삼단노 군선들의 잔해를 보여주면서 아테네 민주정치의 변덕스러움에 대해 경고했다고 한다.” - p98


 그는 그리스를 구한 영웅이었지만, 결국 정치싸움에 의해서 궁지에 몰리고, 적국에 투항 했다. 아마 이순신 장군은 이러한 사태를 염두에 두고, 전쟁터에서 숨을 거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송나라의 악비는 금나라와 맞서서 대등한 관계를 형성했고, 심지어 예전 송나라의 영토를 회복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갔다. 하지만 송나라의 조정은 평화를 원하면서, 금나라와 굴욕적인 외교를 맺었다.


 “후세에 악비가 나라를 건진 영웅으로 칭송될수록 그를 죽인 진회는 더욱더 매국노로 경멸당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 p114


 그가 뛰어난 명장이 된 것은 뚜렷한 리더십 때문이다. 먼저, 그는 노약한 병사보다는 억센 병사를 남겼고, 훈련을 중시했다. 공평하게 상을 내리고, 지휘 방침을 명확히 알렸다. 규율을 엄격하게 하고, 병사들과 고생을 함께 했다. 

 하지만 그는 진회의 모함을 받고, 결국 옥중에서 사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역시도 위대한 패배자였다.


 이외에도 트로츠키, 롬멜, 고르바초프, 리지웨이, 주원장, 한 무제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날카롭고 흥미롭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인생의 승패를 떠나서, 최선을 다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8명의 위대한 패배자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성공을 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노력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이들은 보다 큰 가치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 한 줄 요약 : 최선을 다하는 인생이 아름답다.

 - 생각과 실행 : 꼭 성공을 안 하더라도,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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