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틀면, 이곳은 - 도쿄의 감각을 만드는 공간과 음악 브랜딩
도쿄다반사 지음 / 컴인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도쿄의 주요 카페, 공간 음악을 소개한다. 굉장히 스타일리시하다. 디자인도 그렇고, 내용도 마찬가지다. 추천사에 음악평론가가 말한 것처럼 책에서 음악이 들리고, 커피향이 나는 것 같다. 그만큼 감각적으로 잘 만든 책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지금, 자꾸 이런 책을 찾게 되는 것은 확실히 아쉬운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서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든다.


 나도 도쿄에 종종 출장을 간 적이 있지만, 여러 가지 모습이 혼재한 곳이다. 그것이 바로 이 도시의 매력이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이 진보초에 공존하는 것처럼, 도쿄를 구성하는 23구의 행정 구역이나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들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의 요소들이 중첩되어 고유한 지역의 특색을 보여줍니다.” - p13 


 우선 저자가 추천하는 첫 번째 음악은 피치카토 원의〈NONSTOP TO TOKYO〉다. 확실히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이 밴드의 곡을 30년에 걸쳐서 발표한 고니시 야스하루의 음악도 좋았다. 일본 퓨전 밴드 중에 카시오페아, T-Square 를 제외하고는 잘 몰랐는데, 피치카토 원의 음악은 또 다른 편안함이었다. 저자는 그의 매력에 빠져서 에세이뿐만 아니라 그가 추천하는 음반, 영화 등을 즐겨 찾아서 볼 정도였다.


 언젠가 편하게 도쿄의 거리를 걸으면서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롯폰기와 아오야마의 주변 거리는 주일 미군과 외국 공관들을 위한 상점과 음식점 등이 생기면서 이국적인 분위기, 새로운 콘셉트의 공간이 등장했다. 그러면서 유명 연예인, 뮤지션 등 예술인들이 이 거리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바로 ‘시티팝’이라고 한다. 

 최근 뮤지션 김현철도 시티팝으로 구성된 앨범을 내서 많은 각광을 받았다. 시티팝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저자의 설명이다. 


 “시티팝의 무대는 바로 ‘도쿄’입니다. 그것도 1964년 도쿄 올림픽 개최와 함께 변모한 ‘새로운 도쿄’의 분위기를 담고 있어요.” 


 시티팝을 들으면, 확실히 유쾌한 기분이 든다. 도시의 네오사인, 화려한 조명 등이 연상된다. 저자가 추천한 1979년 Mariya Takeuchi의 앨범〈Dream Of You〉도 펑키하면서 상쾌하다. 1977년 Taeko Ohnuki의 앨범〈Sunshower〉도 마찬가지다. 70년 대 말, 80년대의 도시 분위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히비야 공원도 저자가 추천하는 곳이다. 1903년에 개장했는데 도쿄 최초의 서양식 근대 공원이라고 한다. 이 공원이 위치한 마루노우치에는 초고층 빌딩들이 많기 때문에 분주한 평일보다는 주말에 느긋하게 걷기에 좋은 지역이다. 나도 예전에 이곳에 미팅을 간 적이 있는데 확실히 대도심의 면모를 보여주는 곳이다. 무엇보다 100년이 넘은 레스토랑인 ‘마츠모토로’는 카레와 커피를 마시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1층은 통유리창으로 야외 테라스석도 있어서 숲속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글만 읽어도 상상이 되고, 가고 싶은 기분이 든다. 카레를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시티팝까지 들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히비야 공원의 매력은 바로 야외 음악당이다. 저자는 이곳에서 카시오페아의 데뷔 20주년 공연을 관람했다. 석양이 드리워지는 저녁 시간 가족 단위의 관광객, 자유롭게 맥주와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저자가 묘사한 광경이 나의 눈앞에도 펼쳐지는 것 같다. 


 “히비야 공원은 앞의 구 개 공원에 비해 크기가 작음에도(약 5만 평) 야외 음악당이 2개나 있습니다. 먼저 대음악당은 1923년 완공한, 도쿄에서도 유서 깊은 야외 공연장이에요.” - p41


 킷사텐이라는 카페도 인상적이다. 일종의 음악다방 같은 곳으로 역사가 길다. 커피는 기본이고, 손님을 살피는 마스터의 세심함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손님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기도 한다. 

 저자는 이곳의 매력이 “커피 맛, 편안한 분위기, 내성적이지만 세심한 마스터 그리고 이것을 수용하고 따라주는 감각 있는 손님들”이라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가이엔마에의 J-COOK, 미나미아오야마의 츠타 커피점, 시부야의 사테이 하토, 긴자의 웨스트 등 동네 친화적이면서 편한 공간, 카페 등을 만날 수 있다. 도쿄에 가면 적어도 스타벅스 보다는 이런 오래된 공간에 가서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외에도 저자가 추천하는 카페, 재즈바, 공간 등은 너무나 많다. 저자의 오랜 공력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공간과 추천 앨범도 같이 소개한다. 추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책의 매력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전작인《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도 한 번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지금, 더군다나 4단계로 격상된 지금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피서는 이렇다. 집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틀고, 시원한 맥주를 한 잔 마신다. 시티팝 또는 카시오페아와 같은 퓨전 재즈의 음악을 듣고, 이 책을 읽는 것이다. 


 - 한 줄 요약 : 도쿄의 카페, 재즈바, 공원 등 다양한 공간과 시간, 음악을 알고 느낄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인생을 즐기는 좋은 방법은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찾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공간, 그리고 음악, 시간은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