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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 기계가 멈추는 날 - AI가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은 정말 오는가
게리 마커스.어니스트 데이비스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저자 게리 마커스는 심리학, 신경과학 교수로 평생 인지과학, 뇌과학에 대해서 연구한 전문가이다.
AI를 다룬 책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 책에서 저자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을 한다. 그동안 수많은 유명인과 학자가 주장한 이론을 되짚어서 보면서 최대한 냉정하게 돌아보고자 한다.
“2002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까지 ‘AI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2029년은 이제 8년이 채 남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도, 완벽한 챗봇도, 의학 기술도 생각보다 진척이 늦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교통사고도 종종 들리고, IBM 왓슨의 의료 혁명도 기대 대비 미달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금 이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는 바로 AI다. 많은 기업들이 AI 개발에 목매달고 있고, 국가와 각종 사회단체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2030년까지 AI에 무려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고, 이러한 AI의 경제적 영향을 총 13조 달러로 추산한다.
이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인간의 삶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AI에 대해서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혼재하고 있다. 이렇게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이슈도 없을 정도다.
긍정적인 전망은 AI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구글의 CEO였던 에릭 슈미트는 “AI가 기후 변화, 빈곤, 전쟁, 암을 해결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바와 같이 기후를 분석하고,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빈곤, 전쟁을 AI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주장은 다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오히려 AI의 발달은 전쟁시스템을 더 고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을 장악한 부유 계층은 이를 더 잘 활용해서 부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부정적인 전망은 결국 인공지능에 의해서 인간성의 말살, 인류의 멸망 또는 퇴화 등이다.
“AI 연구는 악마를 소환하는 일이다!” - 일론 머스크
인류의 암흑세계를 묘사한 《1984년》, 《멋진 신세계》와 같은 책이 대표적이고, 〈블레이드 러너〉,〈매트릭스〉,〈터미네이터〉등도 마찬가지다.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 즉 기계가 인류를 지배한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지난 20년간 우리의 기술 진보는 놀라울 정도다. 우리의 행동 알고리즘을 분석한 딥러닝을 통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각종 쇼핑 사이트에서는 우리가 ‘혹’할만한 콘텐츠나 제품을 추천한다. 소비자는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또는 잠재의식 속에 선호도를 알게 될 정도다. 상당히 편리해진 기능을 이용하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무의식까지 들여다보는 인공지능이 무서워질 것 같다.(아직은 아니지만 말이다.)
저자는 결국 ‘딥 언더스탠딩’이 가능한 인공지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설, 영화, 뉴스 기사, 동영상 등을 제대로 이해하는 AI가 되고, 이를 장착한 로봇이 사람들과 편안하고 자유롭게 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세상을, 또 인간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면 미래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p17
사실 디스토피아까지 가진 않아도, 이미 우리생활에 AI는 많이 파고들었다. 각종 금융 업무를 볼 때도 챗봇(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을 이용하여 궁금증을 해결한다. 스케줄 관리도 앞으로 인공지능이 도와줄 것이다. 지금 스마트폰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정을 관리하지만, 이제는 AI가 스스로 관리를 해주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미 구글에서는 AI 예약 시스템인 구글 듀플렉스가 전화를 걸고, 상대방과 상호작용을 한다. 이러한 ‘디지털 비서’가 좀 더 고도화된다는 이야기다.
문화, 예술, 스포츠계도 마찬가지다. 로봇이 시나리오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할 것이다. 이미 로봇이 그린 그림, 만든 음악도 소개되고 있다. 탁구를 하는 로봇, 테니스 등 분야는 다양화될 것이다.
“세계 챔피언인 윌리엄스 자매의 테니스 실력을 그대로 복제한 로봇과 테니스 복식 경기를 해보고 싶은가?” - p21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하기 어렵고 위험한 일도 AI가 대신할 수 있다. 응급 처치, 로봇 소방관 등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도 대부분 자동화될 수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전쟁’에서 로봇의 역할은 상당히 안타깝지만 말이다. 앞으로 인간 대 인간이 아니라 로봇 대 로봇으로 전쟁의 양상이 바뀌어서 이들의 전쟁 시스템이 고도화된다면, 막상 인간은 로봇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비록 인간을 보호하도록 프로그램을 짰다고 하더라도, 해킹을 당할 수 있고, 버그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동화로 인간은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그리고 여가시간을 즐기면서 살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직업들이 생기기 때문에, 인간은 다른 분야에서 자존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새로운 직업(예를 들어, 로봇 정비, 프로그래머 등)이 생길 것이라고 하지만, 이러한 직업들이 급격히 줄어드는 직업을 과연 대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는 그냥 집에서 다들 넷플릭스나 보고, 온라인 쇼핑,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닐까?
문득 또 다른 영화〈월-E〉가 생각난다. 이 영화에서 인간들은 모두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가상세계만 즐긴다. 그러다가 나중에 가상세계를 빠져나와서 자연과 사람을 보면서, 비로써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된다.
결국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인간이 믿을 수 있는 AI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100%, 완전히 인공지능을 믿을 수 있을까?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윤리적, 법적, 기타 문제’에 대한 해결이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인공지능의 발전을 막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부정적인 기능도 막을 수 없다. AI는 봇물 터지듯이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AI의 순기능을 최대한 살리고, 인류에게 도움을 주도록 만드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아직 문손잡이도 제대로 못 돌리는 로봇이지만, 언젠가는 인류의 신체와 정신 기능을 능가하는 로봇일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한 줄 요약 : AI의 현실과 미래를 비교적 냉정하게 분석한 책이다.
- 생각과 실행 : AI의 수준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인간의 삶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과대포장을 하면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인간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되기 위해서 많은 협의와 논의가 있어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