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앤오프 ON&OFF - 재미로 읽는 전자 유통과 온·오프라인의 변화 모습
민승기 지음 / 렛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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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미국 상장을 계기로 유통업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규모가 급증하면서, 여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후 마켓 컬리의 상장 계획도 알려졌고, 네이버, 신세계, 롯데, 11번가, GS 등의 국내 온라인, 오프라인 유통 경쟁은 더 심해졌다. 이러한 온라인, 오프라인 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유통이다. 


 유통(流通)은 말 그대로 ‘흐르고 통하게 하는 것’이다. 제조업체나 도매업자가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위에 언급한 업체들은 모두 도매를 주업으로 하면서, 자체 브랜드 제품도 생산하는 유통업체다. 쿠팡이 그 중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바로 ‘로켓배송’과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마켓 컬리는 신선한 재료와 식품 배달이 차별화 포인트였다. 이제는 다른 업체들도 이들을 벤치마킹해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당분간 경쟁은 계속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유통의 역사와 다른 나라의 유통 상황을 참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삼성전자 유통전략에 입사해서, 다년간 유통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또한 이 책에서 사례는 주로 일본과 미국, 중국의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일본 업체의 유통 전략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일본에는 무엇보다 양판점이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양판점(量販店)은 대량의 물건을 구비해서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는 소매업이다. 일본에 관광이나 사업차 갔을 때, 종종 보이는 간판이 야마다 전기, BIC Camera, Yodobashi Camera다. 특히 야마다전기는 전국에 무려 12,810개의 점포 수를 자랑한다. 야마다전기의 전략은 초저가 제품 공급이었다. 이 회사가 시작한 저가 전략은 코지마 회사도 자극해서, 제품 가격 경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야마다전기와 코지마가 일으킨 초저가 할인 판매 경쟁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일본 열도 전체에 지각 변동의 결과를 가져오는 트리거 역할을 하게 된다.” - p22


 야마다 전기는 이러한 회사의 외형적 성장을 바탕으로 구매력(Buy Power)을 키웠다. 결국 가전 Maker 측은 야마다 전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야마다 노보루 회장은 3할의 Market Share를 목표로 하는데, 3할이라 하면 가전 Maker 측에서는 가전 양판점 측의 요구를 원하는 대로 들어줄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수치라 할 수 있다.” - p26


 야마다 전기뿐만 아니라, 다른 양판점도 합병과 동업을 통한 몸짓 불리기로 구매력을 확장시키기에 이르렀다. 


 “양판점 주도의 상품 개발력을 강화하여 메이커에 전용 제품 공급까지 요구하게 되었다.” - p122

 

 반면, 제조 메이커의 계열점은 해당 업체의 제품만 취급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계열점은 대형 양판점에 비해 상품이 부족했고,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격차가 컸기 때문에 고객의 이탈이 심화되었다. 또한 메이커의 이익을 우선시 하면서, 계열점에 대한 전략이 수시로 바뀌고, 이들의 경영 향상을 위한 대응이나 도움이 부족했다. 

 

 “2020년 10월 현재 메이커가 관리하는 계열점은 11,000여 점 수준에 불과하다. 1982년과 비교 시 1/7 수준, 2007년의 약 1/4 수준으로까지 줄어들어 메이커 내 매출 비중은 2007년 7.9%에서 더욱 줄어들었다.” - p143 


 물론 이러한 계열점의 약점을 극복한 곳은 바로 애플 스토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계열점을 내려고 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반대했다. 더 이상 메이커의 계열점은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제품들을 비교하는 양품점을 선호했다. 미국에서는 Target, Best Buy, Walmart 등에서 전자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하지만, 잡스는 애플 제품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제품뿐만 아니라 애플의 생태계와 서비스를 같이 제공하면서, 계열점을 단순한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일본에는 츠타야 가전이 그 중의 한 곳이다. 츠타야 가전은 자체 생산 제품은 없지만, ‘공간’을 차별화했다. 공간에 대해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소비는 그 다음의 일이다. 


 츠타야 가전은 우리가 잘 아는 츠타야 서점으로 더 유명하다. 이들은 서점이라는 공간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다른 곳과 차별화를 제공했다. 이 곳에서 파는 전자제품도 마찬가지다. 엄선된 제품 위주로 판매를 하고,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가치와 경험에 집중한다. 

 

 “제품을 팔지 않고 가치와 경험을 판다.” - p195 


 미국에는 트레이더 조가 있다. 이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슈퍼마켓 선호도(2019년 기준)에서 코스트코를 제치고 1위에 있다. 아마존의 홀푸드는 3위다. 이 업체는 미국에 480개 매장만 갖고 있고, 매장도 작고 제품 수도 적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물건을 싸게 팔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늘려서 비용을 낮췄다. 제품뿐만 아니라, ‘스토리’를 팔아서 진열대에 간단한 요리법과 제품 특성 등을 손글씨로 쓴다. 무엇보다 매장 직원의 교육에 신경을 쓰고, 이들에게 좋은 복지를 제공한다. 


 “트레이더 조의 강점은 여러 가지이다. 하지만 그중에 온라인 마켓과 차별화되는 으뜸은 역시 직원들이라고 할 수 있다.” - p255 


 앞으로 온라인, 오프라인의 유통은 계속 혼재될 것이다. 온라인 유통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오프라인을 방문한다. 따라서 각자의 장단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지난 20여 년간 소매 시장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옮겨갔지만,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계해 각자의 장점을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유통 구조로의 진화가 진행 중이다.” - p355


 더군다나 요새 10대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환경에 점차 익숙하다. 나중에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단순히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환경에서 장을 보고, 쇼핑을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거기에 대해서도 유통 업체들은 대비해야 한다.


 “왜 이 메타버스가 앞으로의 핵심일까? 그것은 10대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p353


 체험과 편의성, 감동과 스토리. 앞으로 유통 업체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 한 줄 요약 : 온, 오프라인 유통의 장단점을 잘 취하고, 무엇보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유통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 생각과 실행 : 온라인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직접 눈으로 보고 선택을 하는 재미도 즐기고 있다. 이를 동네슈퍼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고, 앞으로는 가상현실에서도 실행될 수 있다. 만약 나 자신을 ‘제품’으로 유통한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할지 고민하기 된다.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의 장점을 잘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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