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환의 시대 - 코로나 버블 속에서 부를 키우는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의 대예언
짐 로저스 지음, 송태욱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짐 로저스는 한국에 잘 알려진 투자자다. 세계적인 3대 투자자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전설적인 투자자다. 그가 과거 퀀텀 펀드로 4,20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무엇보다 그의 스토리가 흥미로운 것은 1990년, 1999년 젊지 않은 나이(그는 1942년 생으로 각각 48세, 57세)에 전 세계 일주를 두 번이나 했다는 점이다. 168개국 35만 킬로미터의 여행을 통해서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현장에서 길렀다.
그는 직접 눈으로 보는 실물경제를 중요시했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중국에 누구보다 먼저 가봤고, 그 곳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당시 그가 중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 때만 해도 여전히 일본이 아시아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37세에 은퇴했고, 마흔 이후 중국에서 살지 못한 점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고 책에서 언급했다. 만약 그가 중국에 있었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를 일궜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저평가된 곳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요새 누구나 주목하고 투자하는 FANG(Facebook, Apple, Netflix, Google)과 같은 성장주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다지 투자하기를 원치 않은 곳을 주목한다. 위험을 감수한 그의 투자 전략은 공격적이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을 남기게 했다.
“성공하기 위한 비결은, 항상 싼 대상을 스스로 조사하여 찾아보고 좋은 변화가 있다면 투자를 하고 시기가 무르익어 상승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일이다.” - p205
한 마디로 그의 투자 철학은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신중을 기하고, 일단 결정을 하면 과감하게 투자하고, 그 다음은 끈기를 갖고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그의 투자 철학을 엿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그의 무시무시한 예견이다.
1987년 블랙 먼데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2007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등을 예견한 그였기에 앞으로 다가올(2021년 상반기) 더블 딥의 경고는 결코 가볍게 흘려들을 수 없다. 그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양적완화 조치가 결국 독화살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언젠가는 금리가 급상승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몇몇 도시, 주, 그리고 자칫하면 국가가 파산하고 말 것이다. 마찬가지로 채무를 계속 늘려가는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 p7
그는 중장기, 즉 20~30년 후를 예측하는데 안목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그의 예측이 맞고, 틀리고를 따질 것이 아니라 그가 경고하는 메시지는 잘 기억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실제로 그는 2016년 이후 매해, 다음 해의 주가 폭락을 경고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019년 상반기 주가 폭락 외에는 맞힌 것이 없었다(나무 위키 참조).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큰 그림에서 그의 메시지를 담아둘 필요는 있다.
그의 성격답게 메시지는 강렬하고 날카롭다. 마치 ‘말’(言)로 채찍을 때리는 것처럼 직설적이면서도 단호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약세장이 도래할 것이라는 그의 강한 경고가 인상 깊게 남는다.
그렇다고 경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러시아, 중국, 미얀마, 베트남 등의 잠재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금과 은, 쌀, 이와 연관된 상장지수펀드나 증권을 권유하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그의 조언도 새겨들을 만하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잘 ‘이해하는’ 분야와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냥 다른 사람이 권유를 하거나, 남들도 하기 때문에 하는 ‘묻지 마’ 투자를 제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그럴 여력이 없다면 펀드나 인덱스 투자를 권유한다. 단, 인덱스 펀드에 대한 이해조차 없다면 아예 투자를 안 하는 편이 낫다고 한다.
“어떤 기업이나 개별 주식에 투자할지를 배우기 위해서는 여러 달이 걸리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 기업의 결산 숫자나 업태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투자해서는 안 된다.” - p176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투자를 하면서 결국 손해를 본다. 그는 인생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20번밖에 없다면 보다 신중할 것이고, 위험한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세계정세에 대한 그의 의견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갈수록 더해가서 심지어 전쟁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치부하지만, 요새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보면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없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중국도 여기에 대응해서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최근에 Applied Materials 장비 업체가 일본의 Kokusai 장비 업체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전장은 사소한 이유에서 시간된다. 이미 무역 전쟁은 시작되었고, 그것이 언젠가 총을 사용하는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 p65
중국에 대해서는 시진핑 체제의 쇄국 정책이 경기 침체를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본과 비슷한 문제인 노령화, 저출산율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북한과 통일을 한다는 전제 하에, 다시 한 번 반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통일을 하면,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우리나라의 제조 경쟁력이 시너지를 일으켜서 아시아에서 큰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가 쓴 책을 읽으면, 쉽게 잘 읽힌다. 마치 대화하듯이 글을 써서 그런 것 같다. 어려운 경제 용어도 최대한 쉽게 풀어쓰고, 단순히 경제뿐만 아니라, 역사, 철학, 정치에 대한 그의 식견은 들을 때마다 재미있고, 신선하다. 물론 그가 두려워하는 최악의 경제 침체기는 부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 한 줄 감상평: 아시아는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지만, 버블이 터질 수 있는 리스크는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 생각과 실행 : 투자를 할 때는 나만의 주관을 갖고, 저평가된 곳을 잘 찾아야 한다. 노력 없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없다. 남들이 가기 때문에 그냥 따라서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다. 경제 공부를 매일 적어도 30분씩 해야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