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 최대 실적을 거둔 기업이 무너진 이유, 25개 기업의 실패 스토리에서 배우는 경영 원칙
아라키 히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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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25개의 실패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서 교훈을 제시한다. 책의 구성이 잘 되어있고, 디자인, 내용, 심지어 종이의 품질도 좋다. 중간에 나오는 만화도 해학적이면서 재미있다. 저자는 벤처 기업가이면서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전략’을 가르치고 있다. 저자의 실제 경험과 이론이 잘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매출 증가는 수많은 문제점을 감춰 준다.” - p9 


 이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매출과 이익이 오를 때는 다들 샴페인을 터뜨리는데 열중한다. 논공행사를 하면서, 그 순간을 즐긴다. 그러면서 문제점은 애써 무시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기업이 위기 상황에 오면, 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 


 25개 업체의 사례 중 일본의 반도체 업체, 엘피다 메모리가 그랬다. 이 업체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금줄’이었다. 주거래은행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가 재정난을 겪을 때, 자금 조달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물론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문제가 없다. 현금을 벌어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2008년 리먼 사태, 일본 엔화 강세, 디램 가격 폭락으로 회사는 자금난을 겪게 되었고, 끝내 자금 조달에 실패해서 파산했다.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그 어떤 업계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매출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미리 대비를 했어야 한다. 이 회사의 사장이었던 사카모토 사장도 후일에 ‘주거래은행’확보를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물론 이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이 회사는 NEC와 Hitachi 회사의 합작회사로 회사 내부 정치 싸움도 심했다. 같은 Voice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기술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도산 기업을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전략상의 문제와 ’매니지먼트상의 문제‘다. ’전략상의 문제‘는 다시 ’과거의 망령형‘과 ’취약 시나리오형‘이다. 과거의 망령형은 말 그대로 과거의 성공 공식에 취해서 변화의 타이밍을 놓친 경우다. 이러한 이유로 망한 회사가 제일 많다고 한다. 우리가 기업 실패의 사례로 너무나 잘 아는 폴라로이드, 블록버스터, 토이저러스, 코닥, 제너럴모터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경영대학원에서 많이 다루는 회사의 사례이기도 하다.


 “과거의 망령형: 성공 체험이 너무나 강렬했던 나머지 여기에서 벗어나 변화한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 - p15 


 MZ 세대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예전에 폴라로이드 사진은 대유행이었다. 즉석으로 사진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당시는 코닥에서 만든 필름을 사용한 사진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면, 현상하고 사진을 받기 위해서 며칠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폴라로이드는 그 자리에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이 회사의 창업자 애드윈 랜드는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존경할 정도로 그야말로 혁신의 대가였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듯이 이 회사는 1995년 ‘디지털카메라’의 본격적인 출현으로 급격히 몰락의 길을 걸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도전조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규모를 파악할 수 없고,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로 디지털카메라 출시 계획을 최종에서 부결시켰다. 오히려 아날로그 즉석카메라 ‘스펙트라’의 대성공에만 취해있었다. 


 사실 코닥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일본 카시오 업체가 1995년에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기 20년 전에 이미 디지털 카메라 시제품을 만들 정도로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사진과 필름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시장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못했다. 이 회사도 폴라로이드처럼 먼저 ‘학습’을 하고, 시장을 테스트했어야 했다. 


 “폴라로이드는 ‘분석’에 집착하지 말고, 실패를 전제로 한 ‘학습’에 주안점을 두어야 했다.” - p30 


 폴라로이드의 창업자 에드윈 랜드가 경영자였다면, 아마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했을 것 같다. 


 웨스팅하우스는 고립주의와 기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도산을 자초했다. 영국의 마지막 자존심 MG로버 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은 비효율적인 조직과 안일한 경영방식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에 우위를 빼앗겼다. 


 블록버스터 비디오 대여점은 변화의 타이밍을 놓쳐서 넷플릭스에게 우위를 내줬다. 토이저러스도 온라인 사업 진출이 늦게 그리고 제때 대응하지 못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들의 패망원인이다.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대응하다.” - p54


 저자는 이에 대해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새로운 관점인 ‘렌즈’를 장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 실적이 부진한 경우 외부에서 경영진이나 인재를 영입하고는 한다. 물론 그것이 100% 옳을 수는 없지만,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엘피다 메모리는 ‘취약 시나리오’의 유형이다. 즉 충분한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못해서 벌어진 경우다. 여기에 또 해당하는 업체는 엔론과 베어링스 은행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25개의 도산한 기업의 소개, 망한 이유, 문제의 원인,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로 간략히 정리했다. 다양한 실패 기업의 사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정리했다. 많은 경영자, 직원들이 읽고 참고할 만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인용한 마이클 포터 교수의 한 마디다. 이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방만한 경영보다는 효율적으로, 그리고 변화에 민감한 조직을 만들어야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경영 전략이란 무엇을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이다.” -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


 - 한 줄 감상평: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영원하지 않고, 변화하는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사업이 잘 나갈수록 늘 경계심을 갖고, 변화의 씨앗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한 새로운 변화를 ‘학습’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성공에 자만을 갖지 말고, 스스로 업그레이드하고 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공부’와 ‘학습’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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