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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럽터 시장의 교란자들
데이비드 로완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수많은 회사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경쟁을 하고 있다.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고, 그 변화의 속도는 더 가속화된다. 기술 수명 주기도 짧아져서 전화기가 5,000만 사용자에 도달하는데 50년이 걸렸지만 아이팟은 4년, 포켓몬고는 19일이 걸렸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러한 빠른 변화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연결이 가속화될수록 이전보다 더 빠른 변화를 느낄 것이다. 지구 한 곳에서는 유튜브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일상의 모습을 촬영하여 알린다. 너무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자금을 모으기도 쉬워졌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빛의 속도로 바뀌는 사업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디스럽터, 즉 시장의 교란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란자들이 진정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한다. 혁신은 고민만 한다고 나오지 않는다.
“혁신은 운 좋게 발견하는 거예요.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나온 영향력이나 아이디어를 완전히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겁니다. 아주 오래도록 문제를 째려보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것이 나올 리는 없지요.” - p15
이제는 예전처럼 CEO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개인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구성원 모두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평등한 조직 문화에서 자신의 상상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이 변화의 흐름에 따라간다. 실패도 자주하고, 이를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실패를 부정적인 단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임을 인지해야 한다. 성공 뒤에는 언제나 실패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혁신 기업들을 나열하면서 이들이 어떻게 파괴적인 혁신가가 되었고, 지금도 혁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지를 다뤘다. 사실 기업들의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저자는 핵심 포인트를 지속 강조한다.
개방성, 열정, 위임, 책임감, 인재, 도전, 협력, 고객 등.
무엇보다 고객을 중심으로 해서, 뛰어난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EO는 기업의 큰 비전과 미션을 제공하고, 큰 결정을 내려야겠지만 구성원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해야 한다.
슈퍼셀이라는 핀란드의 게임업체는 ‘극단적 자율성’을 실험하여 성공한 케이스다. 구성원들이 게임을 개발하다가 도저히 끌리지 않자,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프로젝트를 그만 두었다. 단지 다른 게임 아이디어가 더 신이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기업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자율성을 구성원들이 갖고 있었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 파나넨은 직원 280명이 자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직원들은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이 가장 옳은 결정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내린다. 물론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금요일에 열리는 총회의에서는 게임의 성공을 축하할 뿐만 아니라, 실패의 축배도 든다. 물론 실패를 복기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레슨을 배운다. 이러한 과정이 굉장히 신속하고 민첩하게 진행된다.
물론 이 회사에도 앞으로 극복해야할 도전 과제들이 있다. 조직이 커지면서, 기존의 도전과 질문의식이 사라질 것을 우려한다.
“가장 큰 위협은 우리가 도전과 자신에게 의문을 보이는 자세를 버리는 것입니다. 대세를 따르면서 여러 프로세스를 고정시키는 것이 훨씬 더 쉽거든요.” - p38
많은 기업들이 프로세스와 룰을 만든 후에 그 과정에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려고 해도 기존의 룰과 맞지 않는 다든지, 우리 기업 문화에는 맞지 않다는 등 다양한 핑계거리를 댄다. 변화를 하는 것보다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가장 권위적인 조직인 미국의 국방부에서도 내부 시스템의 오류를 찾기 위해서 해커들을 고용했다. 이들은 DDS(Defense Digital Service)라고 불리고, 용병처럼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라진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정부는 보안 시스템을 더 강화시킬 수 있었다.
기업들은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서 수많은 컨설팅과 내부 시스템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많은 이들이 언급한 바와 같이 ‘기업의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혁신은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도 “문화가 강할수록 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업 내 절차가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반면, 문화가 약한 조직일수록 강력한 규칙과 과정이 필요하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내부의 엄격한 룰을 통해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회사가 거대화될수록 워낙 다양한 이들이 모이기 때문에 룰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룰 기반 하에서도 문화를 바꾸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러려면 경영진이 보다 오픈된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되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소규모의 팀으로 이러한 변화를 테스트하고 검증해야 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경영진 그리고 구성원들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의 자리가 영원하지 않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안주하면 안 된다. 앞으로는 이성적인 사람보다 보다 비이성적인 사람이 더 필요할 것이다. 세계적인 극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것처럼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남들과 같이 생각하거나 안주하면 안 된다.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춘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고집을 부린다.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렸다.” - 조지 버나드
진보와 혁신은 기업의 기술, 문화, 조직 등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다.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의 변화를 느꼈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변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나도 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