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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 15초 안에 ‘Yes’를 이끌어내는 보고 테크닉 50
김범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자꾸 회사원 시절이 떠올랐다. 정말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인내심이 없는지, 정말 30초도 지나지 않아서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그런데, 내가 점차 보고를 받는 상황이 되자, 그 때의 상사 마음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보고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보고 받을 것도 많고, 시간도 별로 없기 때문에, 빠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핵심을 빨리 들어야했던 것이다.
저자도 나처럼 이러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픈 기억을 뒤로 하고, 책을 펼쳐 들었다.
일단 책 자체가 손에 쏙 들어가고, 부피도 적어서 어디든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다. 책 표지도 너무 유머러스하면서 재미있다. 내용도 핵심 위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저자의 노련함과 편집의 완성도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화려한 보고서보다는 ‘임팩트 있는 단순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더군다나 보고서 내용과 더불어서 보고하는 스킬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파워 포인트를 만드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며칠간 열심히 만들어도 윗사람이 결론부터 물어본다든지, 또는 보고자료 자체를 안 보고 회의를 끝내면 정말 힘이 빠지는 노릇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보고 받는 사람을 원망하기 보다는 보고자의 자료와 태도도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미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화려한 파워 포인트 보다는 핵심을 적은 메모와 토론을 중요시하고 있다.
저자가 조언한 ‘CMM’ 보고 방식도 유용해 보인다. 즉, 결론(Conclusion), 시장(market), 나(me)의 순서로 보고를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연역법으로 결론을 미리 내기 때문에 보고를 받는 상대도 훨씬 편하게 들을 수 있다.
보고를 할 때 숫자의 민감도를 높이고, 보고받는 사람과의 유사성 찾기, ‘안 되는 이유’ 백 가지 대신 ‘되는 이유’ 한 가지 말하기, 내 생각이 아닌 상대의 생각에 집중하기도 유용한 팁이 아닐 수 없다.
보고는 결국 소통이다. 구두로 보고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메일로 보고하는 방법도 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이메일을 보낸 후에 다시 구두로 이를 알리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대로 이것은 30초도 걸리지 않는 행위다. 그런데, 사람들은 점차 대화를 꺼리고 있고, 특히 상사한테는 더욱 그런 현상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회사가 절간이 되어버렸다는 말이 있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혹은 메신저로 소통을 하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되었다는 거다.” - p113
엘리베이터 2분 스피치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핵심을 말하는데 있어서 ‘할 말만 하는 것’과 ‘할 말을 하는 것’은 다르다고 한다. 즉, 전자와 같이 핵심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할 말을 하는 것은 중언부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항상 세 가지를 준비해야 하는데, 첫째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둘째는 나의 핵심적인 업무에 대해서 도움이 필요할 것을 생각해 두기, 셋째는 업무의 성과를 생각해야 한다.
보고를 할 때의 자세도 중요하다.
요새 나도 강의 준비를 하는데,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스마트폰으로 녹화를 해서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특히 나의 목소리 데시벨은 생각보다 낮다. 따라서 볼륨을 좀 더 높여야 한다. 또한 명료하고 핵심 있게 말하는 지와 진지함이 있는지도 확인하라고 한다.
역시 계속 보고를 해보고, 스스로 녹화해서 이를 확인해보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것 같다.
보고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보고서의 신뢰도도 높여야 한다. 자료를 화려하게 꾸미기 보다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 그리고 몇 가지 대안 등을 나열해서, 보고받는 사람이 결정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보고서에서 ‘오타’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오타는 글자가 될 수도 있고, 수치도 그렇다. 특히 수치는 아주 중요하다. 수치가 틀리면, 전체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왜냐하면 나도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작은 수치 하나 때문에 더 중요한 수치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보고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5W1H로 보고의 내용을 생각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어떻게’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육하원칙이지만 실제로 보고에서 그렇게 많이 적용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상대방 입장, 즉 보고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간결하고, 명쾌하게 핵심 메시지를 전달할지 고민해야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보고서뿐만 아니라 보고의 태도에서도 비롯된다. 이 책은 직장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고, 보고의 스킬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른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