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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논픽션 작가 수업 - ZERO부터 시작하는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의 전략적인 글쓰기
한정영 지음 / 미래문화사 / 2019년 9월
평점 :
저자 한정영은 다양한 청소년 소설과 동화를 집필했을 뿐만 아니라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 시리즈도 집필했다.
그렇다면 어린이 논픽션이란 무엇인가?
논픽션은 말 그대로 동화와 소설을 제외한 분야인데, 주로 지식이나 교양을 전달하는 분야를 말한다. 어린이 논픽션은 이미 창작 동화와 함께 어린이 독서 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요새는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이 각광을 받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전에는 주로 ‘학습 동화’라고 불렸던 분야인데, 한 마디로 정보와 동화를 같이 녹여낸 분야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서 《금국자 선생님의 수상한 요리 교실》, 《재난에서 살아남은 10가지 방법》등이 대표적인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도 요새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책도 좋지만, 실용적인 지식도 제공하는 에듀테인먼트 분야도 꾸준히 추천하고 있다. 심지어 어른들이 읽어봐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도 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역사 분야는 아이들의 책을 통해서 더 이해도를 높인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글과 그림이 같이 있다 보니, 읽기가 부담이 안 되고 재미있다.
이 책의 저자는 논픽션 분야를 알려주고, 어떻게 기획하고 쓸지, 또한 구체적인 방안과 프로세스를 자세히 알려준다.
어린이 논픽션의 주제는 다양하다. 역사, 과학 & 환경, 인문, 사회, 자기계발, 인물이 대표적이다. 특히 역사는 2018년 수능부터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후 그 열기가 뜨겁다. 따라서 요새 역사관련 논픽션 책이 유행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떤 분야를 선택하지는 작가가 결정해야 하지만, 저자는 너무 자신의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오픈된 상태에서 주제를 고르기를 권장한다.
“전혀 모르는 것보다 어설프게 아는 것이 글쓰기에는 더더욱 위험하니까요!” - p24
어린이 논픽션은 무엇보다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먼저 빅데이터를 축적해서, 이를 분명, 재배열, 압축해서 자신만의 유효데이터를 만들라고 권장한다. 물론 각종 데이터를 주제에 따라서 재배치하고 정리를 하는데 있어서 작가의 상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평소에 틈틈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저자는 추천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작가의 4가지 마인드이다.
작가, 기획자, 편집자, 마케터의 마인드가 바로 그것이다.
즉, 글을 열심히 쓰는 작가의 마음뿐만 아니라, 창의성이 필요한 기획자, 기교를 갖춰야하는 편집자, 그리고 시장을 보는 마케터의 능력의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를 어린이 논픽션 작가가 갖춰야할 4가지 소양이라고 말하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제 작가는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저자가 강조한 집필, 기획, 아이디어, 1+1+1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내가 집필을 하면서 다음 책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 그리고 기획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작가로서 쓰고 있는 책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하겠지만, 그 다음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나도 책을 쓰고 나면 그 책이 출간되기 전까지 적어도 몇 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 때 가만히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음 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계속 아이디어를 짜고, 기획해야 한다. 그래야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어린이 논픽션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서재를 어린이 책으로 꾸며야 한다. 저자의 말대로 물리적으로 어린이 책에 둘러싸여서 ‘빼박’인 상태가 되어야 한다. 둘째, 본격적인 작가 코스프레를 시작한다. 박물관이나 여행을 가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거나 취재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린이 책으로 자신의 촉수를 그쪽으로 향하게 만든 후에는 많은 어린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네 가지 독서법을 강조한다. 집중 독서, 보조 독서, 모방 독서, 교차 독서가 바로 그것이다.
집중 독서는 내가 쓰려는 책과 같은 주제의 책을 읽는 것이고, 보조 독서는 2차 자료에 해당하는 책들을 읽는 것이다. 모방 독서는 일종의 시장 조사 또는 벤치마킹이고, 교차독서는 쓰고 있는 책의 주제와 상관없는 자유 독서다. 오히려 한 분야에만 너무 빠져있는 것보다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을 일컫는다.
아이디어 헌팅은 교과서, 도서 목록, 뉴스 및 다큐, 서점, 도서관 등을 추천한다.
특히 도서관에서 제일 많이 대출되는 책을 찾아보면 최근의 시장 동향을 감지할 수 있다. 실제로 대출이 많이 되었거나, 예약 도서인 경우, 책의 퀄리티가 높은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콘텐츠를 정했다면, 출간 기획안을 작성한다.
사실 책을 쓰는데 있어서 기획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통해서 내가 쓰고자 하는 책의 집필 방향을 정하고, 출판사에도 원고를 투고했을 때,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안에는 글을 쓴 의도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특징 및 차별성을 강조해야 한다. 아무래도 워낙 많은 책들이 출간되기 때문에 출판사에서는 무엇보다 차별성에 대해서 궁금증을 표시할 것이다. 이 부분이 뚜렷하다면 출간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 외에 저자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정보 돌출형과 서사 몰입형, 삼투형과 유인형, 스토리 해킹, 단편과 장편 등 여러 가지 유형을 보여주면서 스토리텔링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어린이 논픽션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논픽션 작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결국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은 어느 분야이든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뜻밖에 많은 부분에 대해서 도움을 받았고, 앞으로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쓸 때도 유용할 것 같다.
학부모들도 이 책을 읽어서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배우고, 아이들에게 책을 소개해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