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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베트남이다 - 파파 리더십, 박항서 감독이 밝히는 베트남 축구의 성공 전략
장원재 지음 / 형설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축구 변방인 베트남 축구가 아시아 축구에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인가?
연이은 기사의 중심에 박항서 감독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랜 축구 팬이면서 스포츠 평론가, 대한축구협회 기술자문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한마디로 축구 마니아인 그는 박항서 감독과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금번 책을 기획했다. 비록 박항서 감독은 아직 책을 쓰기에는 이르다고 거절했다가 결국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해 주기로 결심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을 튼튼하게 만든 ‘베트남 정신’이란 무엇인지, ‘베트남 정신’이 어떤 순간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독자 여러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가 말한 강팀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선수가 자기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하고, 둘째, 선수가 다른 동료들을 믿고, 셋째, 선수가 감독과 코치를 믿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은 비단 축구팀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 마찬가지다.
회사에서도 구성원들의 자신감, 동료에 대한 신뢰, 경영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물론 셋째 조건인 선수가 감독과 코치를 믿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박항서 감독은 무엇보다 문화적인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는 그가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 등 외국인 코치와 같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급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잘 들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문제든 일단 수용하고 이를 잘 생각해서 처신했다고 한다.
이후 베트남 축구를 진단, 처방, 실행했다.
베트남 대표님의 문제는 식단에 있었는데, 이를 건강식으로 바꾸었는데, 선수들에게 구체적인 데이터로 설명하면서 납득 시켰던 점이 인상적이다. 베트남 축구의 강점은 유소년 팀의 활성화다. 이미 10년 전부터 이를 시행하면서 상당히 준비가 많이 된 단계였다.
인상적인 것은 베트남 선수들의 장, 단점을 파악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데이터를 분석했다는 점이다. 지구력, 스피드, 민첩성 등 체력, 체격 등을 파악한 후에 이를 바탕으로 맞는 전략을 세웠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평균 175cm)를 만회하기 위해서 이들의 장점인 순발력, 민첩성, 스피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이를 위해서 그는 전술에 무엇보다 중점을 뒀다. 즉, 베트남 선수들의 능력에 맞춰 수비와 미드필더의 역할을 통합하고 임무를 새롭게 배분했다. 선수들의 체력 부담도 덜어주면서,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다양한 전술 훈련이다.
특히 극단적인 상황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선수가 1명 퇴장 당했거나, 또는 1:0 으로 지는 상황에서 게임 종료까지 5분밖에 안 남은 상황 등. 이렇게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실제로 경험하고 연습한 것과 아닌 것은 극과 극이다.
박항서 감독은 이러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히딩크 감독에게서 배워서 베트남 축구팀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들이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후반 87분에 골을 먹고 나서 바로 동점골을 넣은 것도 이 훈련 덕분이었다고 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을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 내가 마케팅 부서에 있을 때도 시장에 대한 리스크 전망 후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작성해야 했다. 축구팀이든 회사든 리스크에 대한 준비를 잘해야 강해질 수 있다.
또한 이들이 적용하는 Plan B도 회사에서 생각하는 부분이다.
경쟁력 있는 회사는 한 가지 Plan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른 경우를 생각하고, 대응책을 준비한다. 박 감독이 말한 바와 같이 준비를 잘한 팀이 이길 수밖에 없다.
“준비가 확실하면 심리적 육체적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 p86
결론적으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가 성공한 노하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문화가 다른 선수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개선시켰다. 둘째,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선수들의 역량을 평가했다. 셋째, 장점을 극대화 시키면서, 단점을 안 보이게 했다. 체력은 좋으나, 상대적으로 체격은 작은 베트남 팀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 스피드와 민첩성에 바탕을 둔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넷째,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했다. 다섯째, 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감독의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다.
박항서 감독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도 감동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렬하다. 그가 필드에서 쏟아내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그는 향후 베트남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축구 자선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단순히 돈과 명성을 위해서 축구를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심지어 그가 축구 경기 때 거친 항의로 퇴장을 당할 때도 축구팬들은 그를 이해하고, 응원한다. 그의 열정과 사랑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에 대한 사랑을 통해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선수들이 감독을 믿으면 감독을 위해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내던집니다. ‘저 사람을 위해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치열하게 달리는 겁니다.”
이는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통용되는 공식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같은 리더들을 살펴보면, 종업원들은 이들을 신뢰하고 믿었기 때문에, 보다 큰 가치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축구 전략과 전술도 배웠지만, 결국 비즈니스 세계에도 통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책은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