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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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타이틀이 너무 재미있다. 


“지난 50만 년 동안 나온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50만 년 동안 출간된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책의 겉표지에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원시인이 하늘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물론 그는 우리의 조상이다. 그림은 호조라는 캐릭터 작가가 그렸다. 아무래도 한국어판에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한국작가가 그림을 그린 것 같다. 작가는 ‘호조툰’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책은 영국, 이탈리아에서 베스트셀러, 2015년에는 프랑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상영되었다. 출간은 훨씬 오래 전인 1960년대였다. 이후 6번 개정 출판될 정도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한 원시인 가족의 삶으로 축약한 저자의 재치가 놀랍다. 


저자 로이 루이스는 문학을 전공한 후 경제학을 공부해서 경제학자로서 일했다. 이후 편집 일을 하고,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다수의 논픽션과 세 편의 소설을 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대가족이 등장한다. 아버지 에드워드, 어머니 밀리센트, 그리고 이복동생을 포함한 총 6명의 자식이 있다. 이 중에서 화자는 둘째인 어니스트이고, 그는 생각에 빠져있는 철학자다. 


그들에게는 바냐 삼촌과 이안 삼촌이 있는데, 바냐 삼촌은 아직 진화가 덜 되었는지 인간은 나무 위에서 사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주장하고, 아버지 에드워드와 불을 피우는 것에 대해서 못 마땅하게 생각한다. 이들이 불에 대해서 묘사하는 것도 재미있다. 마치 불을 하나의 동물처럼 생각해서 마치 잘 다뤄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불은 다루기가 좀 어려워. 가지고 다니기도 쉽지 않지. 게다가 저 녀석은 식욕이 왕성해서 계속 먹이를 줘야 해. 그리고 성질도 더러워서 조심성 없이 다루다가 몸에 닿으면 굉장히 아프기도 하지.” - p17 


반면 아버지 에드워드는 호기심이 많고, 더 빨리 진화하고 싶어 해 언제나 여러 가지를 연구한다. 아마 인류의 발전은 이러한 원시인들에 의해서였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렇게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지만 말이다. 


원시인들은 나무에서 생활하다가 결국 땅으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열매 등 채식 위주로 살다가 뇌가 점차 커지면서 영양분 공급을 위해서 육식도 시작했다. 하지만 인간은 너무 나약했고, 간신히 잡은 동물도 날 것으로 먹다보면 위염에 걸리곤 했다. 이들은 사자나 악어처럼 고기를 통째로 삼킬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은 나약한 존재였다. 먹이 사슬에서도 맹수들 밑에 있었다. 언제든지 공격을 당하면서 상처를 입거나 먹이 감이 되기 일쑤였다. 돌도끼나 나무로 저항을 하지만 그래도 굶주린 맹수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불’은 위대한 발명이었다. 

불을 쓰기 시작하면서 맹수들을 쫓아내고, 불에 고기를 구우면서 소화도 잘 안 되는 날고기를 먹을 필요도 없었다. 한 마디로 불은 인간에게 내려진 신의 선물이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의 아버지 에드워드는 불을 찾게 되면서, 커다란 동굴에서 곰들을 쫓아내고 좋은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인간은 참으로 약한 존재였다. 힘도 그다지 세지 않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사라지고, 몸을 따스하게 덥혀주던 털도 사라지고, 네 발 대신 두 발로 뛰어다니니 속도도 느리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진화한 것이 아니라, 동물들의 관점에서 보면, 퇴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립 보행을 하면서, 두 손을 사용하게 되고, 불을 사용하면서 점점 더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적자생존의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점차 다른 방향으로 ‘진화’를 시작했다. 


아버지 에드워드는 불로 창끝을 더 날카롭게 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동물들을 보다 손쉽게 사냥하기 위해서 함정을 팠다. 아들 알렉산더는 숯으로 동굴에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적당한 스트레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오히려 적당히 스트레스가 있어야 그만큼 일을 열심히 하게 되고 삶의 추진력도 얻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아들들을 낯선 부족에 보내서 신붓감을 스스로 구하게 만들었다. 문득 우리 인류가 결국은 적당한 스트레스 때문에 진화를 하고 발전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생활의 불편함에 스트레스를 받고, 남보다 못하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더 잘 살아야 된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아버지 에드워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원시인 과학자였다. 하지만 그는 이상주의자였다. 자신이 만든 기술을 덜 발달한 원시인들에게 공짜로 마구 나누어졌다. 이에 자식들은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그 불만은 언젠가는 터질 것이었다. 


앞선 언급했듯이 인류가 불에 고기를 구워먹은 것은 큰 혁명이었다. 

이전보다 음식을 덜 씹고도 더 많은 열량을 얻었다. 그 열량이 머리고 가면서 뇌의 크기가 커졌다는 것이다. 식사 시간이 줄어들어서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만큼 불로 요리한 것은 인류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의 장점은 원시인들의 생활을 생생히 잘 묘사했다는 것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내가 그들의 동굴 속에서 같이 보고, 느끼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은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이 되고, 어른들도 인류의 본성과 진화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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