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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 인생을 바꾸는 글쓰기와 책쓰기로의 초대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9년 10월
평점 :
책 제목이 아주 인상적이고 강렬하다.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책으로 증명하라는 저자의 강한 메시지이다.
나도 1권의 공저, 1권의 개인저서, 그리고 또 다른 개인저서를 곧 내려고 하기 때문에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로 책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무기이자 도구다. 그것이 꼭 돈과 명예와 연결되지 않더라도 책은 나에게 있어서 분신과 다름없다.
저자는 나처럼 공대를 졸업하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최연소 대기업 이사로 임명되었다. 하지만 조직 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끼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경영학을 공부했다. 이후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마흔 이후 우연히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글쓰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글을 쓰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신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글쓰기가 저자에게 ‘귀인’과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매일 글을 쓰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쓰는 시간이 제일 소중하다고 말하고, 그것은 일종의 ‘명상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난 새벽에 일어나 글 쓰는 시간이 가장 좋고 행복하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휴일이나 명절이나 국내에 있으나 해외에 있으나 꾸준히 글을 쓴다. 내게 새벽 글쓰기는 명상의 시간이다. 이걸 하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찜찜하다.” - p7
사실 나도 최근에 이런 느낌이 든다. 서평을 제외하고, 나만의 생각을 오롯이 담아내는 글을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 나의 영감을 마구 토해낼 때, 일종의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말이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그가 글은 최고의 친구라고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글을 쓰면 주제파악을 할 수 있다. 자신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고 그걸 계기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글을 쓰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글을 쓰면 나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 글을 쓰면 신중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글을 쓰면 외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 들수록 글을 쓰면 좋다. 무엇보다 글을 쓰면 삶이 충만해진다. 글은 최고의 친구가 될 수 있다.” - p8
이 또한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글이다. 무엇보다 글쓰기를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을 보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나도 18년에 글을 본격적으로 쓴 이후 인터넷 뉴스나 심지어 내가 좋아하던 야구 경기도 관람하지 않는다. 더 즐거운 일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글쓰기를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1장은 글쓰는 사람 VS 글쓰지 않는 사람, 2장은 글을 쓰면 바뀌는 것들, 3장은 글을 쓰면 얻게 되는 것들, 4장은 글을 쓰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5장은 글쓰기 실천 방법들이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은 마지막 장에 나오고, 그 앞에 장들은 이를 위한 배경 지식이나 다름없다.
저자는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일이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관련 정보를 모으고 책을 사고 읽고 공부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이러한 지식을 모아서 나중에 책을 낸다. 그리고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출간할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글쓰는 사람의 삶이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보는 스코프가 많이 넓어지고, 지속적으로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그것이 나중에 글을 쓰는 재료가 됐다. 결국 이것이 선순환의 사이클이 아닌가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다.
특히 글을 쓰는 것은 ‘전문가’로 인정받는 좋은 방법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회사를 다니면서 글을 쓰는 것을 안 좋게 보기 때문에, 귀중한 지식이나 경험이 자신의 머릿속에만 남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과장이나 부장이 되면 기본적으로 책을 한두 권씩 쓸 정도로 책 쓰는 게 보편화되어 있다. 자기 일을 가지고 책을 쓰니까 그 과정에서 전문가가 된다. 회사에서도 책 내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린 다르다. 부정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 p39
저자는 글쓰기의 전제조건은 책읽기라고 한다.
실제로 저자는 1년에 500권 정도의 책을 접하고, 이 중에서 200권을 읽는다. 이러한 생활을 20년째 하면서 이제는 아이디어가 넘친다고 말한다. 예전에 1년에 한 권 쓰기 힘들었다면, 지금은 1년에 서너 권 정도 쓸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좋은 인풋이 있어야 좋은 아웃풋이 있기 마련이다.
“글쓰기를 다른 말로 하면 책 읽기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그만큼 인풋이 많아야 글을 쓸 수 있다.” - p133
물론 이왕이면 좋은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좋은 인풋이 있어야 좋은 아웃풋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글쓰기의 실천 방법들로 다음을 제시한다.
“일단 시작하라, 지금 당사 써라, 필사하라, 쓰고 또 써라, 고치고 또 고쳐라, 줄이고 또 줄여라, 자료를 축적해라, 쉽게 읽히게 써라, 쓰고 싶은 걸 써라, 사랑을 글로 써라”
이 중에서 쓰고 싶은 것을 쓰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내 마음에 흐르는 느낌, 감정, 감동 등을 풀어쓰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글이고, 독자가 사랑하는 글이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글쓰기의 매력을 남김이라고 한다.
“글이란 왜 필요할까? 기억하기 위해서다. 잊히지 않기 위해서다. 글이 없다면 기억할 수 없고 당연히 잊힌다.” - p245
나도 이미 세 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있지만, 벌써 네 번째, 다섯 번째 책을 쓰고 싶은 의욕이 든다. 남긴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유산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