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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 - 하버드 스토리텔링 강의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는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를 인용한다. 결국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선사 시대부터 많은 이야기와 신화는 구전되어 왔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가 현대의 마케팅에 적용된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저자 가오펑은 중국 루난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이고, 전 세계 50대 기업에 마케팅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하버드 MBA에서 인용된 다양한 사례를 비롯해서 전 세계 기업의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성공의 밑천이 기술과 금전에 있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바야흐로 이야기가 밑천인 시대, 즉 이야기 자본의 시대라고도 부를 만하다.” - p6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이제는 이야기가 밑천이다.
기술의 차별화가 점차 한계에 이르는 상황에서 그 기술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스토리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싼 돈을 주고 명품을 사는 이유는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믿음도 있지만, 명품을 소유하면서 느끼는 자부심도 큰 역할을 한다.
책은 총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1은 왜 이야기 자본인가? Part2는 훌륭한 이야기 자본의 특성들, Part3는 이야기 자본과 전파, Part4는 좋은 이야기의 무한한 힘이다.
저자는 처음에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만약 나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말할 수 없다면, 또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는다면, 나만의 스토리가 없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어떤 회사를 언급했을 때, 사람들이 그 회사를 기억하고, 그 회사의 스토리를 안다면, 이 회사는 좀 더 긴 생명력을 갖게 된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자신들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 마케팅에 투자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제품은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진열품’에 지나지 않는다. 이야기 역시 다르지 않다. 당신이 전하고자 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이야기에 담아 청중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 p31
물론 이러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상상하고, 토론해야 한다. 디즈니에는 약 2천여 명의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은 엔지니어인 동시에 ‘꿈의 나라’ 디즈니랜드의 창조자라고 한다.
이미 1950년대 초에 ‘이매지니어링’이라는 개발팀을 만들어서 상상을 뛰어넘는 워터파크를 설립할 수 있었다. 쿵푸 팬더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국적인 소재를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개발해서 중국에서 엄청난 흥행 수익을 거두었다. 이러한 중국 콘텐츠가 왜 중국에서는 나올 수 없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뚱뚱한 팬더가 화려한 무술을 하는 스토리를 만든 것은 뛰어난 창의력 덕분이다.
저자는 끌리는 이야기에는 비밀을 6가지로 들었는데, 첫째는 진솔함, 그리고 이어서 선의의 거짓말, 공감, 미완성의 아름다움, 상대의 이야기, 우회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진솔함에 대한 메이시스 백화점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인데, 어떤 고객이 친구들과 쇼핑을 하다가 90퍼센트 할인 가격의 구두를 사서 계산대에 왔다. 그런데 점원이 신발의 색깔이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고객은 확실히 구분이 안 되었지만 점원의 말에 신뢰를 느끼고, 그의 솔직함에 감동해서 구두를 몇 켤레 더 사고, 그녀의 친구들도 구두를 샀다고 한다. 한 점원의 진솔함이 메이시스 백화점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준 것이다.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는 미국 경제 대공황일 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이 귀여운 캐릭터는 실의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꿈을 심어주었다. 결국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오랫동안 사랑받게 되었다.
‘미완성의 아름다움’은 너무 완벽한 스토리텔링 보다 다소 부족하거나 불완전한 것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요새 히어로 시리즈를 보면 오히려 불완전한 캐릭터가 더 사랑을 받는다.
“스토리텔링을 할 때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자 너무 많은 요소를 가미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 p90
좋은 스토리텔링의 조건으로서 저자는 4가지를 강조한다.
‘첫째는 관심을 붙잡아라, 둘째는 흥미를 유발하라, 셋째는 공감대를 형성하라, 넷째는 행동을 옮기게 하라’고 한다.
사실 첫째부터 셋째까지는 어떻게든 잘 기획을 하면 할 수 있겠지만, 넷째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나 서비스라도 결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더 특별한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는 거의 비이성적이라는, 즉 충동에 의한 결과라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힘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브랜드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짧은 시간 동안에 소비자를 철저히 설득해서 브랜드에 빠져들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결국 소비자의 구매 행태로 이어진다.
이 책에 많은 기업들과 제품의 사례가 실려 있다.
월트 디즈니, 리바이스, 에비앙, 루이비통, 도브 초콜릿, 코카콜라, 바비, 올레이 크림, 할리 데이비슨 등 세계적인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 중에서 마오타이, 하이얼, 보스덩, 스토우지, 로위 등을 다룬다.
다양한 사례를 읽고 나니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아마 이것은 수많은 기업들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케팅에 관심 많은 분들이나 기업들의 브랜딩 역사에 관심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