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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꿰뚫어 보는 FBI 심리 기술 - FBI가 알려주는 심리 기술 활용법
진성룽 지음, 원녕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진성룽은 FBI 요원이 아니지만, 《차이나즈 비즈니스 헤럴드》의 편집자이면서 작가이다. 주로 경제, 경영, 사회과학 관련 책을 집필했는데, 이 책은 심리학과 관련된 것인데, 주로 FBI 요원들이 실제 범죄자들을 심문할 때 쓰는 다양한 테크닉을 소개한다.
총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고,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심리를 파악하는 법에 대해서 다룬다. 이 중에서 4장인 ‘눈동자의 움직임에 담긴 정보를 포착한다’는 것이 특히 흥미가 갔다.
누군가가 사람의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얘기했듯이, 어떤 사람의 눈빛은 거짓을 이야기하는 순간 흔들리거나 다른 곳을 쳐다본다고 한다. 물론 이를 의식하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사람은 그다지 흔하지 않다.
FBI, 미국연방수사국은 ‘심리 기술’을 수사 과정에 적극 활용하면서 범죄자를 찾아냈다. 이들은 범죄 심리 연구기관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자랑한다.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 타인의 걸음걸이를 통해서 심리 상태를 아는 것이 가장 흔히 활용하는 방법이다. 즉, 일반적으로 보폭이 큰 사람은 심신이 건강하고 품행이 바르지만, 반면 승부욕이 강하고 고집이 센 편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이 용의자가 되었을 때, 갑자기 걸음걸이가 바뀌었다면, 범행동기가 있다고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다리가 짧아 좁은 보폭으로 빠르게 걸으면 이 사람의 성미가 급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내가 아는 직원도 보폭을 빠르게 걷는데, 성격이 상당히 급하다. 또한 신발을 끌며 걷거나 신발 뒤축이 심하게 닳은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하다고 한다. 이런 사람은 질투심이 매우 강하다.
악수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힘주어 악수하는 사람은 성격이 대개 명랑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데, 너무 습관적으로 힘주어 악수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지나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힘없이 악수하는 사람은 유순한 사람인데, 성격이 예민한 편이다. 주변 사람들과 원만히 지내려고 하나, 정말 가까운 사이는 몇 명 안 되고, 자신감이 부족하다.
웃음도 주요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수단이다.
입을 살짝 오므린 채 웃을 듯 말 듯 표정을 지으면 안절부절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은 경계해야할 대상이라고 한다. 거짓 웃음을 짓는 사람도 조심해야 될 대상이고, 웃을 때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은 보수적이고 신중한 성격이다.
드문드문 어색하게 웃음소리를 내는 사람은 물질적인 계산이 빠르고 매우 속물적인 특징이 있다고 한다. 문득, 내가 아는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도 굉장히 어색하게 잘 웃는 사람이다.
코를 만지는 행위도 아주 흥미롭다.
사람의 코 주변에는 많은 신경조직이 있어서, 특정 감정을 느끼면 특유의 변화가 발생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예를 들어서 대화 중 자주 코를 만지는 사람은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숨기려 한다. 그런 까닭에 FBI 요원들은 대화 중 습관적으로 코를 만지는 사람과 교류할 때, 상대의 감정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된다고 조언한다.
이 외에도 ‘상호성의 법칙’도 흥미롭다.
즉, 내가 베푼 만큼 돌려받는 것이라고 한다. ‘주는 만큼 돌려받는다’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찰리 채플린과 FBI의 갈등은 미처 몰랐던 부분이다. 그는 FBI에서 ‘요주의 인물’로 낙인이 찍혔다. 아무래도 그의 영화에는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FBI에서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제작사에 자신의 특수요원을 잠입시켜서 그의 약점을 찾으려고 했고, 그의 예전 여자 친구도 종용해서 채플린을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했다. 결국 찰리 채플린은 FBI의 끊임없는 공작으로 추방되어서 스위스에 살게 되었다. 서로 간에 조금씩 양보만 했으면 될 일이 끝까지 갈등으로 가다가 안 좋은 결과로 이루어졌다.
이 외에 마를린 먼로의 죽음에 FBI의 직접적인 관여는 없지만 그녀에게 스트레스를 줘서 약물과다로 사망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새롭게 들은 이야기다.
FBI에서 25년간 일한 조 내버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되, 타인의 생각을 헤아리고, 타인의 심리 변화를 읽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과 함께 더불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p5
FBI의 심리기술은 꼭 범죄자를 색출하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정에서, 사회에서 인간관계를 하는 데 있어서 ‘타인의 심리 변화’를 읽는 것은 꼭 필요한 요소다. 남의 심리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은 자칫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인간관계를 잘 해나가고, 가면 속에 감춰진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법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우선, 나의 가면을 벗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할 때, 그나 그녀도 자신의 속마음을 보여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심리기술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이 책은 여러모로 많은 흥미로운 인간 심리를 가르쳐줘서 꽤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