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대신 말을 쓴다
원진주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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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TV에서 보거나 말로만 듣던 방송 작가의 삶이 궁금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원진주 방송 작가는 2009년 방송에 입문한 11년차, 베테랑 작가이고, 다수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미 억대의 연봉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SBS, KBS, YTN 등 다수의 지상파와 종편 프로그램에 대해서 집필하고 있고, 특히 2013년 사회적 큰 파장이 되었던 연예 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프로그램의 작가로도 활약했다. 


저자는 ‘잡가’인지 ‘작가’인지 모를 정도로 챙겨야 할 것이 많은 현장, 아수라장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방송 작가의 삶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한다.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나는 ‘글’ 대신 ‘말’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무래도 방송은 ‘말’이 생명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구성은 5개의 챕터와 Killer Tips가 있다. 

챕터 1의 리얼 100% 방송 작가의 세계에서부터 분야별 작가의 특징, 베테랑 작가가 방송을 만드는 법, 베테랑 작가의 ‘남다른 뭔가’, 베테랑 작가의 생활 습관 등이다. 


작가는 보통 신입 작가, 입봉 서브, 서브 작가, 메인 작가를 거쳐 간다고 한다. 

신입 작가와 서브 작가는 날씨 체크부터 시작해서, 출연진 기상, 동선 체크, 소품 구매, 다과 준비, 심지어 촬영할 개집 치우기 등 모든 ‘잡일’을 하는 잡가다. 


그런데, 이러한 잡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결코 ‘작은 역할’이 아니라고 말한다. 만약, 이러한 ‘잡일’을 체크하지 않는다면 촬영이 ‘펑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가를 하려면,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상털기’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회적인 이슈가 있거나, 시사 문제에 대해서 그 원인을 찾거나, 제보자를 찾으려면 무조건 검색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4일 후에 방송을 잡아도, 그 전까지 정보를 수집하고, 대본을 완성하고, 촬영, 편집 등 살인적인 스케줄을 견뎌야 한다. 숙직실에서 밤을 새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렇게 힘든 상황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라고 단언한다. 


“나뿐만 아니라 방송 작가라면 누구나 내 프로그램에, 내 아이템에 애착을 갖기 마련이다.” - p18


특히 작가는 PD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내가 쓴 대본을 PD가 영상으로 만들고 편집하기 때문에 긴밀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남자 친구보다 PD와 보내는 시간이 많을 정도로 하나의 프로그램에 ‘올인’해야 한다. 배려를 하는 PD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결국 나의 스타일을 미리 알려주고, PD의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로 일하는 스타일을 미리 공유하는 것이 좋다.” - p32


작가의 삶이 이렇게 힘들다고 하더라도 메인 작가가 되면 재택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고, 아르바이트 삼아서 출판이나 홍보 영상 관련 일도 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투잡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사명감으로서 삶도 강조한다. 특혜를 누리는 ‘연예사병’의 일탈을 찾기 위해서 PD, VJ와 취재를 나섰다. 방송 작가로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자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불편함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진짜 고생하면서 나라를 지키는 국군장병들에게 미안하지 않을 테니까.” - p41


방송 작가에게 중요한 부분은 섭외다. 특히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 일반인 등의 섭외에 대한 섭외는 물론이고, 백업 플랜도 중요하다. 저자는 누구든 실수를 하고,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감추려고 하지 말고, 선배와 꼭 상의를 하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방송 작가를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방송 작가의 삶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밤을 새는 것은 다반사이고, 개인적인 삶을 갖기 힘들다. 하지만, 나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것이 제작되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방송 작가를 하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자료 조사와 아이템 찾기를 하다보면 많이 공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가 되기 위한 꼭 필요한 자질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1. 항상 호기심이 넘친다.
  2. 활동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3. 여행을 좋아한다.
  4. 어디서든 자고, 어디서든 먹을 준비가 되어 있다.


사실 4번이 조금 어려워 보인다. 


저자와 같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보람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의 일에 대한 강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사실 방송 작가의 삶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보편적인 삶의 자세를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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