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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 열여덟 살 자퇴생의 어른 입문학 (入文學)
제준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8월
평점 :
책 표지의 한 소년이 바라보고 있다.
나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저 멀리 꿈을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손에 쥔 순간, 미소년의 얼굴과 함께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했다.
저자가 자퇴생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흔히 자퇴생이라고 하면,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냥 공부를 하기 싫거나 말썽을 일으켜서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을 지칭하는 것 같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렇게 생각했겠지만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그 심각성을 점차 알게 되면서 자퇴생이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막상 나의 아이들도 초등학생이지만 학원과 학교 숙제에 치어서 마음껏 뛰어 놀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이들에게 분수의 개념을 가르치면서 과연 이러한 것이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주입식 교육은 바뀌지 않고, 학교는 여전히 무수한 붕어빵을 양산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보편적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용기 있는 선택을 했고, 여행, 독서, 집필, 스피치 등을 통해서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도 그 중의 일부다.
물론 자퇴가 쉽지는 않다. 저자도 처음에는 신나게 놀았지만 어느 순간 삶의 목표를 잃으면서 공황장애에 걸리게 된다. 다행히 공황장애를 잘 극복하고 지금 홀로서기를 잘 해내고 있다.
이러한 극복은 혼자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따라서 저자는 많이 힘들면 마음을 편하게 먹고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라고 권유한다.
또한 저자는 자신의 용기 있는 결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린다.
“내가 용기가 많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수많은 선택지 중 용기라는 선택지를 골랐기 때문이야. 그래서 내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게 아닐까 싶어. 어쩌면 용기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도 멋진 용기일 수 있겠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용기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도 멋진 용기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용기를 선택하기 보다는 대부분 ‘안주’와 ‘침묵’을 선택한다. 내가 살면서 할 수 있는 가장 사소한 용기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물론 나도 글을 쓰기로 선택해서 작가가 되었고, 회사원이면서 강연가 메신저이기도 한다.
저자가 말한 ‘용기스러운 선택’이었다.
저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와의 대화’를 갖게 되었다.
사실 우리들은 나만의 대화 시간을 갖지 않는다. 학교나 직장 생활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루틴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피곤하니 쉬면서 영화, TV를 시청하거나 밀린 잠을 자거나 휴가철에는 여행을 간다. 이렇다보니, 힐링 에세이가 유행하면서 책을 통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치유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책을 읽을 때만 공감이 가겠지만 결국 다시 루틴한 삶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온전히 나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서 나만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과 가까워졌고, 자신이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었다.
감사한 마음도 중요하다.
저자는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죽음을 느꼈고, 이것을 벗어나면서 삶의 소소한 행복을 찾게 되었다.
“오늘 하루가 감사한 것인지 몰랐다. 아침에 일어나 들리는 새소리와 따스한 햇볕이 이렇게 행복한 것이지 몰랐다. 인생이 마냥 즐겁지는 않지만,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기에 행복하다. 공황이 내게 준 건 감사였고,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 내가 받은 선물을 행복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인생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감사한 마음’이다.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조건 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운은 ‘자기다운’이다.
앞으로 4차 산업 혁명이 다가오면 천편일률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보다는 보다 창조적인 생각을 하고 좀 더 고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자기다워야 한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다른 아이들도 그렇게 컸으면 한다.
교육이 변하려면 먼저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기득권이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산업도 육성해야 한다. 국민들의 폐쇠적인 생각도 바뀌어야 하고, 더 많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넘쳐야 한다.
이 책이 그러한 변화의 샘에 조약돌을 던졌다면, 다른 이들도 더 많은 조약돌을 던져서 파문을 일으키고 변화를 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18세 소년에게서 한 수, 아니 몇 수를 배웠다.
저자는 이제 홈스쿨링 학생, 동화구연가, 카메라에 담는 일상 사진가, 작가, 그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청춘으로 살아간다. 앞으로 카렐레온처럼 살아갈 작가의 모습을 응원한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